[NEWS&VIEW] 10배 강해진 北核, 완성단계에 왔다

    입력 : 2017.09.04 03:15 | 수정 : 2017.09.04 07:50

    [北, 1년 만에 6차 핵실험]

    북한 "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 성공"… 50~100㏏ 위력
    핵폭탄 한 발이면 서울 전역 초토화… '핵인질'로 잡힌 셈
    北은 10여년간 핵무장 해왔는데 정부 대응은 달라진게 없어

    NSC 소집한 文대통령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해 북한 6차 핵실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NSC 소집한 文대통령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해 북한 6차 핵실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청와대

    북한 핵무기가 사실상 완성된 형태로 김정은 손에 들렸다. 북한은 3일 낮 12시 29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6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우리 측 측정 결과로는 히로시마 원폭의 5~6배, 미국·중국·러시아 측 측정치로는 서울 전체를 한 발로 초토화할 수 있는 정도 위력이다. 북한의 미사일 능력을 볼 때 한국과 일본은 이런 핵무기 공격 범위에 이미 들어 있는 것이고, 미 본토 타격 능력을 보여주는 단계만 남은 셈이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완성된 위력의 핵무기를 탄도 미사일에 장착할 수준으로 소형화하는 작업이 거의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6차 핵실험 전후의 여러 정황은 북한 주장이 허풍만은 아니란 점을 보여주고 있다. 핵실험 뒤 발생한 인공지진 규모를 우리 기상청은 5.7, 일본 기상청은 6.1,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중국 지진국은 6.3으로 각각 산정했다. 이를 토대로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날 실험한 핵탄두 위력을 최소 50~100㏏으로 추정했다. 북한은 이런 핵폭탄을 단거리용인 스커드와 중거리용인 노동미사일에는 언제든 실어서 쏠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은 자체 핵무장을 하지 않는 한 무방비로 '핵 인질' 상태가 된 것이다.

    북한 핵실험은 지난해 9월 이후 1년 만으로, 김정은 체제에서는 4번째다. 김정은은 이번 핵실험 6시간 전에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핵무기 병기화 사업' 현지 지도 사진 속에서 '화성 14형 핵탄두(수소탄)'라 적힌 안내판 앞에 놓인 탄두 모양 금속 물체를 만지고 있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이 정도 탄두를 공개할 정도면 핵개발은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앞으로 워싱턴·뉴욕에 대한 ICBM 타격 능력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능력만 보완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100일 기자회견 때 "(북한이) ICBM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것"을 '레드라인'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 레드라인을 밟은 셈이다.

    ‘화성-14형 핵탄두’ 보는 김정은… 실물 여부 확인 안돼 -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일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핵무기연구소 시찰 사진을 공개하며 김정은이 ‘새로 제작한 대륙간탄도로켓 전투부(탄두)에 장착할 수소탄을 보아주시었다’고 보도했다. 수소탄이 실물인지 모형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군 전문가들은 핵 물질이 장착된 실물이라면 김정은이 가까이 서 있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김정은 뒤에 있는 안내판에 ‘화성-14형 핵탄두(수소탄)’라고 적혀 있다.
    ‘화성-14형 핵탄두’ 보는 김정은… 실물 여부 확인 안돼 -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일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핵무기연구소 시찰 사진을 공개하며 김정은이 ‘새로 제작한 대륙간탄도로켓 전투부(탄두)에 장착할 수소탄을 보아주시었다’고 보도했다. 수소탄이 실물인지 모형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군 전문가들은 핵 물질이 장착된 실물이라면 김정은이 가까이 서 있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김정은 뒤에 있는 안내판에 ‘화성-14형 핵탄두(수소탄)’라고 적혀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10여년간 핵무장을 완성해 왔지만, 우리 정부 대응책은 과거와 달라진 게 없다. 문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계획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 방법으로 포기하도록 북한을 완전히 고립하기 위한 안보리 결의 추진 등 모든 외교적 방법을 강구하라"고 했다. 이 같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가역적 핵 폐기(CVID)' 추진은 2003년부터 하던 얘기다. 북한이 초보적인 핵무기를 만들려고 시작할 때 세웠던 협상 기준선이다. 북한이 ICBM에 수소폭탄급 탄두를 장착한 현 상황에서도 똑같은 해법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 1~6차 핵실험 비교 표
    앞으로 정세는 미국의 대응에 달려 있다. 국제법은 핵 위협에 대해선 비교적 넓은 범위의 선제적 대응을 인정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일단은 미국도 협상으로 문제를 풀려 할 가능성이 더 크다. 문제는 협상으로 푼다고 우리 상황까지 좋아지는 것은 아니란 점이다. 북한은 ICBM 능력만 포기하는 수준에서 북·미 평화협정 체결이나 주한 미군 철수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우리만 핵 인질로 남게 된다. 이 때문에 전술핵 도입 등 자체 핵무장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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