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경영진, 北 핵실험에 "국가비상사태, 업무 복귀하라" vs KBS기자협회 "고대영 사장 퇴진이 먼저"

    입력 : 2017.09.03 20:09

    KBS 고대영 사장이 1일 오후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방송의 날 축하연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노조원들의 퇴진 요구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KBS 노조가 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는 가운데 KBS 경영진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 안보 위기가 높아졌다며 제작 거부 중인 직원들에게 업무 복귀를 요구했다. KBS 기자들은 이에 대해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복귀를 거부했다.

    KBS 경영진은 이날 ‘파업 복귀 호소문’을 통해 “파업에 참여 중인 직원들은 즉각 업무에 복귀하라”며 “재난 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할 엄중한 책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공영방송인 KBS는 국가 기간방송사이자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이다.

    호소문에서 경영진은 단체협약 제102조(비상시 조치)를 강조했다. 이 조항에는 “쟁위행위 중이라도 전시, 사변, 천재지변 기타 이에 준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쟁의행위를 일시 중단하고 비상방송 등 사태 해결에 적극 협조한다”고 명시돼 있다.

    경영진은 “국가기간방송사의 공영방송인으로서의 책무를 다시 한번 상기하고 국민을 위해 업무에 즉시 복귀해 주기를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노동조합과 직능단체 그리고 직원 여러분께 당부한다”고 했다.

    KBS 고대영 사장은 해외 출장 일정을 취소했다. 고 사장은 오는 9일부터 루마니아에서 개최되는 2017년도 세계공영방송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KBS 측은 “한반도 위기 상황 고조에 따라 해외출장 일정을 전격 취소하고 개최국에 양해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KBS 기자협회·전국기자협회·전국촬영기자협회는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계기로 사측이 업무 복귀를 종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를 단호하게 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KBS 기자들은 고 사장이 지금 퇴진할 경우, 제작 거부 중인 530명 전원이 사무실과 현장으로 나가 곧바로 이번 사태에 대한 24시간 특보 체제에 들어갈 것”이라며 “KBS 수뇌부가 정말 지금이 ‘국가비상사태’라고 인식한다면 지금 즉시 고 사장에게 용퇴를 건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고 사장이 자리를 계속 지키면서 기자들에게 복귀 명령을 내리는 것은 ‘국가비상사태’보다 ‘자신의 자리 보전’에 더 연연한다는 사실을 방증할 뿐”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제작 거부 중인 KBS 기자들은 전혀 업무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 방송 중인 뉴스 리포트는 ‘북한 6차 핵실험’에 대비해 사전에 제작해 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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