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코드 인사' 제동… 김명수·김이수에 영향 줄 듯

    입력 : 2017.09.02 03:11

    ['주식 대박' 이유정 낙마… 文정부 사법 개편 구상에 차질]

    '통진당 해산 반대' 헌재소장·'野후보 공개 지지' 헌법재판관·'우리법연구회 회장' 대법원장… 후보자들 모두 정치 편향 논란

    4일 김이수 임명동의안 표결… 통과 여부는 국민의당에 달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투자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 등으로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일 자진 사퇴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사법부 인사는 시작부터 제동이 걸렸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소수자 보호와 사법부 구성의 다양성 등을 명분으로 '우리법연구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의 특정 성향 판사와 변호사들을 발탁했다. 이에 야당들은 이 후보자와 함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을 "편향적인 코드 인사"라며 반대해왔다. 이 후보자가 편향성 문제에다 '미심쩍은 주식 투자 의혹'까지 겹쳐 낙마하면서 문 대통령의 다른 사법부 인사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에 조국 서울대 교수를 임명하며 사법부 '인사 태풍'을 예고했다. 청와대 법무비서관에는 법원 내 진보 성향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후신 격인 국제인권법 연구회 간사를 지낸 김형연 전 인천지법 부장판사를 임명했다. 이어 5월 19일에는 문 대통령이 직접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을 발표하며 "그간 공권력 견제나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소수의견을 지속적으로 내왔다"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야당들은 김 후보자가 통진당 해산 반대 의견을 낸 것 등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들어 임명동의안 처리에 반대해왔다. 김 후보자는 오는 4일 국회 임명 동의안 표결이 예정돼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야당들은 '반대', 국민의당은 의원 자율 표결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동의안 통과 여부는 국민의당 손에 달린 셈이다.

    문 대통령은 '김이수 파동'이 계속되던 8월 8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민변 출신 이유정 변호사를 지명했다. 김이수 후보자의 경우 현재도 헌재재판관이기 때문에, 이 후보자가 사실상 문 대통령이 새로 발탁한 사법부 고위직 첫 케이스였다. 청와대는 이 후보자에 대해 "여성·아동·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활동해온 변호사"라며 '사법부 새바람'을 강조했다. 그러나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야권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더불어민주당 인재 영입 명단에 오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정치 편향성' 문제가 불거졌다. 거기에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주식 투자 의혹이 더해졌다. 야당에서는 "인권 변호사라더니 이권(利權) 변호사였다"고 했고 여론도 나빠졌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사법부 첫 발탁이고 국회 동의도 필요 없다는 점을 감안해 가급적 밀어붙인다는 입장이었으나 이 후보자 본인이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사임했다.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의 사법부 개편 구상을 처음부터 구겨지게 만든 셈이다.

    청와대는 이날 이유정 후보자 자진 사퇴에 크게 술렁였다. 사퇴 직전까지도 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자의 주식 투자는 정상적인 거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며 옹호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의 사퇴는 곧바로 청와대 인사 및 민정수석에 대한 책임론으로 번졌다. 청와대의 사법부 인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후보자 낙마는 지난달 21일 양승태 대법원장 후임으로 지명된 김명수 춘천지법원장 국회 동의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김명수 후보자 역시 진보 편향성을 지적받으며 '코드 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사법부 하나회'로 불리는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 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그의 임명을 반대했고, 국민의당도 "이념적 측면에서 편향된 분"이라고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도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통과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협조를 간곡하게 구한다"고 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이 후보자가 사퇴했으니 야당들이 다른 후보자들은 통과시켜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그러나 야당 쪽에선 "누가 봐도 수용할 수 없는 인사를 지지율만 믿고 계속하더니 이제 와서 '협조해달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하고 있다. 특히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사법부의 독립성' 문제를 연일 제기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야당의 이 같은 '사법부 코드 인사' 주장에 대해 "사법부 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의 요구에 맞춰 다양성이 반영된 인사를 지명한 것"이라며 "대통령의 코드에 맞춘 것이 아니라 시대의 개혁을 바라는 국민과 촛불에 맞춘 코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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