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잡이 왕치산 유임? 측근 천민얼 후계자 발탁?

    입력 : 2017.09.02 03:02

    [내달 중국 19차 공산당 대회… 권력 시험대 오르는 시진핑]

    집권 후반기 최고 지도부에 '자기 사람' 얼마나 심을지 관심
    시진핑 1인 지배 강화 움직임에… 당내선 "집단지도체제 지켜야"

    오는 10월 18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는 시진핑(習近平) 정권의 진짜 출범식이라고 할 수 있다. 시 주석은 5년 전인 2012년 18차 당대회에서 권좌에 올랐지만, 최고 지도부 구성은 장쩌민 세력과 후진타오 세력 간 타협의 결과였다. 지난 5년간 시 주석의 위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정권의 명운을 건 반(反)부패 투쟁으로 정적(政敵)을 제거하고 측근들을 곳곳에 전진 배치시켰다. 전임자인 후진타오 전 주석은 얻지 못했던 '핵심'이라는 호칭을 거머쥐었고, 차세대 지도자 후보였던 쑨정차이 전 충칭시 서기를 낙마시켜 후계 구도까지 뒤흔들 정도가 됐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강화된 권력을 바탕으로 집권 후반기 최고 지도부 진용을 어떻게 짤 것인지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는 13억을 통치하는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를 뽑는 선거다. 8900만 당원 중에서 뽑힌 전국 대표 2300여 명이 중앙위원 200여 명을 뽑고, 이 중앙위원들이 다시 정치국원 25명과 상무위원 7명을 선출한다. 당대회를 40여 일 앞둔 지금, 확실한 것은 임기 10년을 보장받은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유임한다는 것뿐이다.이번 당대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퇴임 연령이 된 왕치산 상무위원의 유임, 시 주석 측근인 천민얼 충칭 서기의 후계자 내정 등이 이뤄질지 여부이다. 당내 반발이 적잖은 이 두 사안을 자신의 의지대로 관철한다면, 집권 후반기를 맞는 시 주석은 1인 지배 체제를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이번 당대회에서는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뺀 나머지 5명의 상무위원이 퇴임한다. '7상 8하(67세는 유임, 68세는 은퇴)' 원칙에 따른 것이다. 올해 69세인 왕치산 상무위원도 그 대상이다. 하지만 왕 상무위원은 반부패의 선봉장을 맡아 시 주석의 권력 기반을 다진 복심 중의 복심이다. 시 주석이 당내 불문율을 깨고 그를 유임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차기 지도자를 미리 발탁해 지도자 수업을 시키는 공산당 시스템에 따른다면 이번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나와야 한다. 시 주석도 집권 5년 전인 2007년 17차 당대회에서 상무위원에 진입해 후진타오 정권 임기 후반 5년간 국정 운용을 경험했다. 지금까지 가장 유력한 포스트 시진핑 후보는 '류링허우(六零後·1960년대 이후 출생)' 세대의 선두 주자인 후춘화 광둥성 서기였다. 그러나 그는 후진타오 전 주석 사람이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이 자신의 측근 중 대표적 류링허우인 천민얼 서기를 자신의 후계자로 전격 발탁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 주석은 후춘화와 함께 포스트 시진핑의 쌍두마차로 여겨져 온 쑨정차이를 충칭 서기에서 낙마시킨 뒤, 천 서기를 그 후임으로 앉혔다.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도 최근 "시 주석이 천민얼 서기를 상무위원에 발탁해 후계자로 내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의 불문율을 깨야 하는 왕치산 유임,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고 정치국원도 아닌 천민얼을 두 단계나 승진시켜 차기 지도자로 발탁하는 것 등은 모두 당내 반발이 만만찮은 사안이다. 왕치산이 유임되면, 국가 지도자의 은퇴 기준이 유명무실해져 2022년 69세가 되는 시 주석이 10년 임기를 늘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만약 시 주석이 이를 관철한다면, 덩샤오핑이 설계해 장쩌민, 후진타오 시대를 거치며 제도화된 공산당 집단지도체제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왕치산 유임 등의 카드 대신 7명인 상무위원을 5명으로 줄여 1인 지배 체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 주석이 당 총서기로 선출된 2012년 18차 당대회 때도 9명이던 상무위원이 7명으로 줄었다. 한발 더 나가 "시 주석이 후계자 선정을 뒤로 미뤄 장기 집권을 꾀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당내에서는 1인 권력 체제 강화에 대한 시각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주요 2개국(G2)으로 올라선 중국이 이제 그 위상에 맞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시 주석 중심의 권력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마오쩌둥 독재의 상처가 재연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고 한다. 공산당 내에서 "계파 간 상호 견제와 균형 속에도 중국은 부패가 만연했다. 집단지도체제를 무시한 1인 지배는 위험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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