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프랑스病' 고칠 마크롱 처방 나왔다

    입력 : 2017.09.02 03:02

    [정권 운명 달린 노동개혁안 확정]

    기업·노조와 100번 만나며 결정… 채용·해고 자유로워지는 게 핵심

    총리 "잃어버린 과거 되찾을 것"
    전문가 "佛 노동시장에 빅뱅"
    국민 52% "경제에 도움" 찬성

    "프랑스가 마침내 노동시장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개혁의 첫발을 내디뎠다."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8월 31일(현지 시각) 고질적 고(高)실업률 감소와 경제성장 촉진을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 방안을 담은 노동 개혁안을 확정해 공개했다고 르피가로 등이 보도했다. 노동 개혁은 마크롱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으로, 정권의 성패가 여기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은 노동 개혁을 통해 현재 9.5% 정도인 실업률을 오는 2022년까지 7%까지 끌어내린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마크롱 노동 개혁 주요 내용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와 뮈리엘 페니코 노동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량 실업 문제를 해결하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제 시스템을 수리할 방안을 마련했다"며 "이번 개혁이 프랑스에 잃어버린 수십 년을 되찾아줄 것"이라고 했다. 개혁안은 오는 22일 정부 각료 회의에서 채택하고 마크롱 대통령이 서명하면 법률로서 공식 효력이 생긴다. 이 개정안은 일반적 법률이 아닌 대통령 법률 명령으로 추진해 의회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지난 30여 년간 지속돼 온 비능률이라는 책장을 이제 뒤로 넘기려 한다"며 "혁신과 기술, 디지털이 지배하는 경제에 성공하려면 좀 더 유연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경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은 이번 개혁이 프랑스의 노동시장과 경제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낙관적 견해를 내놓고 있다"고 했다.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大) 길베르 세트 교수는 "이번 개혁이 제대로 실행되면 프랑스 노동시장은 '빅뱅(대폭발)'을 일으키고, 급진적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모두 36개 조항으로 이루어진 이번 프랑스 노동 개혁안은 기업이 채용과 해고, 근로조건 변경 등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종업원 50인 이하 개별 기업은 임금·노동시간·근로조건 등을 놓고 산별(産別) 노조가 아닌 개별 기업 노조와 협상할 수 있도록 했다. 노조가 없는 20인 이하 소기업은 종업원 대표와 직접 협상할 수 있다.

    또 부당 해고된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퇴직수당은 최대 20개월치 급여로 한정하도록 했다. 이전에는 한도가 없어 소송 등을 통해 퇴직수당 규모가 결정됐다. 부당 해고에 관한 소송 기간도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했다.

    프랑스 국민도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여론조사 기관인 오독사·덴추에 의뢰해 국민 99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2%가 이번 개혁안이 고용 촉진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노동계도 예상과 달리 강하게 반발하지 않고 있다. 3대 노동단체 중 둘째로 큰 노동총동맹(CGT)만 오는 12일 총파업을 예고했고, 나머지 두 곳은 파업하지 않기로 했다. 마크롱 정부는 지난 5월 이후 100차례 이상 노조·기업 대표 등과 만나 노동 개혁에 대한 의견을 모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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