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은 아니지만 치사한 도둑질, 표절

    입력 : 2017.09.01 03:03

    책 표지 이미지
    표절, 남의 글을 훔치다

    토머스 맬런 지음|박동천 옮김|모티브북|528쪽|2만5000원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1772~1834)는 영국 낭만주의 시인이자 문학 비평가다. 두 살 연상의 윌리엄 워즈워스와 더불어 영국 낭만주의 문학을 주도해서 '호반 시인들(Lake Poets)'로 불렸다. 하지만 콜리지에게는 치명적 약점이 있었다. 악명 높은 아편 중독자였고 표절꾼이었다는 사실이다. 콜리지는 칸트와 셸링의 독일 철학책을 읽고 옮겨 적은 뒤 자신의 생각과 뒤섞어서 그 결과물을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설가이자 비평가인 저자는 "표절꾼 중에는 다작(多作)하면서 마약중독자가 많은데 콜리지도 그랬다"고 평했다. 서양 문학사의 악명 높은 표절 사례를 모은 책. 문학사와 기호학을 넘나들기 때문에 까다롭다. 하지만 "살인처럼 중대한 죄는 아니다. 도둑질이라는 게 그렇듯이, 대단한 일이라기보다는 치사한 짓"이라는 표절에 대한 촌평처럼 유머 넘치는 구절이 적지 않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