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예산 확 깎인 TK·광주·전남… "우리 왜 무시하나"

    입력 : 2017.08.31 03:05

    [지역 신문들 "역대 최고 칼질" "균형발전 물거품" 비판]

    대구, 신청액의 25%만 예산반영… 광주는 20%, 전남은 절반 수준
    TK의원들 "정권 교체 실감"
    국민의당 의원들, 文정부 향해 "호남 인사 등용해 현혹하더니 예산에서 실체 드러냈다"

    정부가 29일 확정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올해보다 20% 줄어들자 지역에서 반발 조짐이 일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TK)과 광주·전남에선 30일 "주요 사업 추진이 난망해졌다"며 저마다 '홀대론'을 거론하고 나왔다. TK 지역 신문 1면엔 "대구 국비사업 '비상'"(대구신문), "역대 최고 TK 예산 대폭 칼질"(경북일보) 등이 제목이었다. 광주일보 등 호남 지역 일간지들도 1면에 "SOC 삭감에 균형발전 물거품" "광주·전남 SOC 사업 정부 예산서 대폭 삭감" 등의 기사를 실었다. 이에 따라 9월 1일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선 두 지역 야당 의원들이 중심이 된 대(對)정부 '예산 투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정부 예산안 세부 내역을 가(假)집계 해본 지역 정가와 언론에선 "SOC 예산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했다. 신청액이나 지난해 배정된 올해 예산과 비교할 때 대폭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먼저 대구시는 "전체 예산으로 3조4200억여원을 신청했지만 정부 예산안에선 2조8700억원 정도 배정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특히 대구시는 "6개 SOC 사업에 국비(國費) 1823억원을 신청했지만 4분의 1가량만 반영됐다"고 했다. 다사~왜관 광역도로 예산으로 340억원을 신청했지만 25억원만 반영됐고, 대구권 광역철도 사업은 220억원 신청에 10억원만 배정됐다. 옛 경북도청 이전 터 개발 사업(1000억원 신청)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전 정부에선 목표 예산의 90~95%를 배정받았는데 올해는 초비상"이라고 했다.

    경북도도 당초 목표로 한 5조2000억여원에서 2조원이 모자란 3조2000억여원만 배정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SOC 사업의 경우 1조7000억원이 삭감됐다"고 했다. 한국당 김광림(경북 안동)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임청각 복원 예산도 올해 예산에는 7000억여원이 배정됐었는데 내년엔 2560억원만 반영되는 등 3분의 1 토막이 됐다"고 했다. 다른 TK 지역 의원은 "문 대통령이 인사에서 TK를 물 먹이더니 예산에서도 소외시키고 있다"며 "정권 교체를 실감한다"고 했다. 한국당 TK 지역 의원들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는 증액을 요청할 청와대 핫라인이라도 있었는데 야당이 되면서 통로 자체가 없어졌다"며 "지역 소외론으로 정부를 압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광주·전남에서도 "호남 홀대 예산"이란 말이 나왔다. 국민의당 정책위에 따르면, 광주시는 SOC 사업비로 4858억원을 신청했지만 20% 수준인 1032억원만 반영됐다. 전남도는 1조9000억원을 신청했는데 절반 수준인 9500억원만 배정받았다. 전남은 작년 SOC 예산 1조1307억원에서도 20% 정도 깎였다.

    주요 사업별로 보면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 광주~완도고속도로 사업은 각각 3000억원을 신청했지만 154억원과 455억원이 반영됐다. 특히 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남해안 관광 활성화 사업 가운데 하나인 여수~남해고속도로는 50억원을 신청했지만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국민의당 의원들은 본격적으로 홀대론을 꺼내 들었다. 국민의당 박지원(전남 목포)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호남에 인사 폭탄은 내렸지만, 지역에 더 절실한 건 SOC 예산 폭탄"이라고 했다. 한 호남 지역 국민의당 의원은 "현 정부가 조각 인사에서 호남 인사를 등용해 현혹하더니 예산에서 실체를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부산·울산·충북 지역 정가와 언론 등에서도 지난해와 비교해 SOC 예산이 줄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 지역 주요 SOC 예산이 올해 6782억원에서 내년도 3974억원으로 2800억원가량 줄었다"고 했다.

    반면 경남과 충남·전북 등에선 상대적으로 삭감 폭이 작았거나 상당한 예산을 확보했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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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C와 R&D엔 푸대접… 예산 11조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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