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에 자유를!"

    입력 : 2017.08.30 03:01

    와이어·패드 없는 속옷 '브라렛'
    면·레이스 소재로 가볍고 시원… 보정 기능보단 착용감이 우선

    와이어와 패드가 없는 브라렛은 패션 아이템으로도 활용된다.
    와이어와 패드가 없는 브라렛은 패션 아이템으로도 활용된다. /H&M

    몸을 옥죄거나 얽매지 않는 새로운 여성 속옷이 유행으로 떠올랐다. 브라렛(bralette)이라 불리는 이 속옷은 가슴을 위로 받쳐 올리는 철사(와이어)도, 가슴을 커 보이게 만드는 패드도 없는 납작한 홑겹 브래지어다. 갑갑하고 불편한 느낌을 줄여 '한 번 입어 보면 다른 걸 입을 수 없다' '브라의 신세계가 열렸다'는 사용 후기가 속속 올라온다.

    주로 면이나 레이스 소재로 땀이 차지 않고 바람이 잘 통한다. 가볍고 시원해서 여름에 특히 인기가 높다. 올해 브라렛을 처음 출시한 비비안의 경우 여름에 들어서면서 판매량이 70% 늘었다. 비비안 디자인팀 강지영 팀장은 "보정 기능을 중시하던 여성들이 요즘은 착용감에 우선순위를 둔다"고 했다.

    브라렛 인기는 최근 몇 년 사이 해외 소셜 미디어를 타고 캠페인처럼 번진 '몸 긍정성(body positive)'에서 비롯됐다. 내 몸 그대로를 사랑하고 가꾸는 방향으로 아름다움의 기준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유명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이 '패드는 더 이상 필요 없다'는 광고 문구를 내걸고 브라렛을 전면에 내세워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셀린느, 디올, 구찌, 프라다, 펜디 같은 럭셔리 브랜드도 티셔츠 위에 브라렛을 겹쳐 입은 모델을 선보이는 등 브라렛을 패션 아이템으로 해석했다.

    몸에 대한 여성들 인식 변화는 속옷 광고 모델 변천사를 보면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비비안의 경우 1960년대엔 속옷 광고 모델을 구하지 못해 그림이나 마네킹을 활용하다가 1980년대 보정 속옷이 나오면서 처음으로 실제 모델을 썼다. 199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여성 연예인이 속옷 광고에 등장했다. 한채영, 김남주, 김아중 등 패션 감각 뛰어난 배우들이 '볼륨'을 강조하면서 '닮고 싶은 몸매'를 보여줬다.

    레이스 소재의 비비안 브라렛.
    레이스 소재의 비비안 브라렛. /남영비비안

    2011년부터는 소지섭, 조인성 같은 남자 배우들이 출연해 제품의 기능보다는 이미지와 분위기를 전달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다시 여성 모델로 돌아와 당찬 이미지의 배우 하지원을 기용했다. 달라진 여성들 인식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타인의 시선이나 획일적 기준에서 벗어나, 자기 몸에 잘 맞는 속옷으로 아름다운 몸의 형태와 선 그대로를 당당하게 드러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브라렛을 구입할 때는 사이즈를 정확히 재고 직접 입어 보는 것이 좋다. 가슴둘레를 고리로 고정하는 일반 브래지어와 달리, 탄성 있는 밴드나 편안한 러닝 셔츠 스타일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가슴둘레보다 사이즈가 큰 브라렛을 입으면 몸을 움직일 때마다 속옷도 같이 움직일 수 있다. 매장에서 직접 입어 보고 팔을 위아래로 움직여 보면서 안정적으로 밀착되는지, 자연스러운 몸의 곡선이 그려지는지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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