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없는 그림, 생명이 없는 것과 같아"

    입력 : 2017.08.29 03:05

    '액션 페인팅' 작가 이해전 '색들이 어우러진 빛 잔치' 展

    "심장, 폐 같은 장기(臟器)에도 색(色)이 있듯 세상 만물은 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채색 세상을 상상하면 얼마나 슬픈가요. 그림도 색이 있어야 살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해전(60)은 색으로 승부를 거는 액션 페인팅(action painting) 작가다. 물감을 뿌리거나 거칠게 칠하는 예술로 잭슨 폴록, 월리엄 드 쿠닝 등이 이 분야 거장이다. 이해전은 물감을 흩뿌린 뒤 어른 손만 한 커다란 붓으로 캔버스를 휘젓는다.

    봄날 꽃밭인 것처럼 화사한 색감으로 물결치는 작품 앞에 앉아 있는 이해전 작가.
    봄날 꽃밭인 것처럼 화사한 색감으로 물결치는 작품 앞에 앉아 있는 이해전 작가. /이태경 기자
    그의 개인전 '색(色)들이 어우러진 빛잔치'가 9월 24일까지 경기도 용인 이영미술관에서 열린다. 유학 시절 파리 '오파베' 화랑에서 첫 전시를 연 뒤 색에 천착해온 작가의 최근작 68점을 선보인다. 김이환 이영미술관장은 "지난봄 인사동을 지나다 색들의 잔치로 충만한 작가의 그림에 매료됐다"며 "단색화가 대세인 요즘 색 덩어리를 한 쾌에 마구 섞어 어우르면서 빛잔치를 벌이는 이런 작품도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그가 색에 몰두하게 된 건 파리국립미술대학 시절이다. 액션 페인팅 작가였던 스승은 한 화면에 물감을 겹겹이 쌓아올리는 법을 가르쳐줬다. 틈만 나면 모네, 고흐, 세잔, 칸딘스키의 그림을 보러 미술관으로 달려갔다. "네모난 캔버스에 빛과 색이 요동치며 생명을 불어넣는 그림들에 충격과 감동을 받았지요." 색의 절제를 배워온 동양학도에겐 색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빨간색, 파란색풍의 그림들, 그 과감한 색깔들을 또다시 어우러지게 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용기를 쌓아야 했습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최근엔 형광색에 푹 빠져 있다"며 웃었다. "발색이 도드라져 잘못 쓰면 촌스러워 보이는 형광색은 화려한 만큼 위험한 색이어서 도전해보고 싶었지요." 작품 제목이 사랑, 행복, 환희, 축복 등이다. 신항섭 미술평론가는 "생명의 기운이 넘치는 원색적인 색채의 향연"이라고 평했다. "역동하는 색상으로 사람들 마음을 휘젓고 싶습니다." 9월 24일까지. (031)282-8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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