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솔깃한… 경북 군위군 '역사 이바구꾼'

    입력 : 2017.08.28 03:14

    삼국유사 '이바구마을' 운영, 아이들 눈높이 맞춰 설화 각색

    "우리나라 시조는 누구였죠?" "단군이요!" "그럼 쑥과 마늘을 먹은 곰과 호랑이 중에 누가 사람이 됐나요?" "곰이요!"

    "맞아요. 여러분도 곰처럼 참을성을 길러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겠죠?" "네~."

    지난 19일 오후 경북 군위군 군위읍 사라온 이야기마을 숭덕관에서 한복을 차려입은 여성이 단군신화를 들려주자 어린이 관객 20여 명은 '다른 이야기도 더 해달라'며 졸라댔다. 이 여성은 잠시 후 신라 선덕여왕 이야기 등 여러 가지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경북 사리온 이야기마을 숭덕관에서 한 여성 강사가 어린이 관객들에게 삼국유사에 나오는 설화를 들려주고 있다.
    경북 사리온 이야기마을 숭덕관에서 한 여성 강사가 어린이 관객들에게 삼국유사에 나오는 설화를 들려주고 있다. /군위군
    군위군이 운영하는 '삼국유사 이바구 마을' 프로그램에서 벌어진 풍경이었다. '이바구'는 이야기의 경상도 사투리다. 이곳에선 교육을 받은 강사들이 삼국유사(국보 제306호)에 등장하는 다양한 설화를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로 각색해 들려준다. 삼국유사 이바구꾼 회장 이상량(74)씨는 "할머니·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이야기처럼 아이들에게 친근하고 재미있는 화법으로 풀어갔더니 반응이 무척 좋았다"고 말했다.

    군위군은 지난해부터 '삼국유사 이바구꾼 양성과정'을 운영해 지역 출신 입담꾼들을 길러 왔다. 이 과정을 수료한 16명이 삼국유사 이바구마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모두 재능기부 방식으로 봉사한다. 삼국유사 이바구마을은 목요일~일요일에 하루 1회씩 운영됐다. 군위군은 주말에 어린이들이 많이 몰린다는 점을 고려해 평일 대신 주말에만 운영하되 횟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국유사엔 한국 고대의 신화와 민간설화, 향가와 불교 관련 기록이 수록되어 있다. 고려 충렬왕 때의 승려 일연(1206~ 1289) 이 말년에 삼국유사를 편찬했던 곳이 바로 군위군에 있는 인각사였다.



    [지역정보]
    경상북도 중앙에 위치한 군위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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