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알 굵은 부세로 만든 보리굴비, 별미 중 별미"

    입력 : 2017.08.28 03:04

    남양굴비 부세보리굴비

    오랫동안 말리면서 감칠맛 증폭
    쪄낸 후 구워서 먹으면 더욱 고소

    김은주씨의 앞에 높인 ‘특대’ 부세보리굴비가 매우 탐스럽고 먹음직하다./남양굴비 제공
    보리굴비는 냉장냉동시설이 없던 시절에 조기를 항아리의 겉보리 속에 박아 보관한 데서 유래한다. 오랜 시일이 지나면서 수분이 거의 빠져 살이 딱딱하다. 생(生) 조기에 소금 간을 해 며칠만 바람을 쳐 수분을 조금만 뺀 일반 굴비와는 다르다.

    일식 또 한정식 식당에서 보리굴비 정식은 1인분이 2만~3만원인데, 길이 28~ 30㎝짜리가 상에 나온다. 이것이 조기를 가공한 보리굴비라면 10만원 이상을 받아야 한다. 실제 조기 보리굴비의 '대물'은 10마리 한 두름이 100만원이 넘는다. 조기 어획량 급감으로 굴비 값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건조과정에서 부피가 줄어드는 점을 감안하면 원물이 매우 큰 씨알이어야 하는데 이런 '대물' 조기가 귀하기 때문이다.

    요즘 음식점에서 나오거나 명절 선물로 오가는 보리굴비는 대부분 부세를 건조한 것들이다. 부세는 조기와 같은 민어과. 주둥이 끝이 약간 둥글 뿐 조기와 매우 비슷하다. 살집이 조기보다 많지만, 선어(鮮魚) 상태일 때나 조금 말렸을 때는 맛이 조기보다 떨어진다. 그러나 부세는 오래 말리는 동안에 감칠맛을 내는 이노신산이 늘어나고 응축해 맛이 좋아진다. 한 유명 쉐프는 신문 인터뷰에서 "보리굴비는 조기보다 부세가 맛이 낫고, 살집이 좋아 먹을 게 많다"고 말했다.

    부세보리굴비도 대부분이 굴비의 본고장인 영광군 법성포에서 생산된다. 건조 기간이 2~3개월로 일반 굴비보다 훨씬 길다. 법성포의 굴비 가게 앞에 진열된 상품 가운데 씨알이 큰 것들은 거의 모두 부세를 건조한 것들이다.

    부세보리굴비는 쌀뜨물에 30분가량 담가 불린 뒤 지느러미를 따는 등 손질한 다음 증기로 쪄서 먹는다. 찐 것에 참기름을 발라 오븐 등에 살짝 구우면 더욱 고소하다. 얼음덩어리를 넣은 찬물에 밥을 말아서 함께 먹으면 별미이다. 그 찬물이 녹차를 우리거나 말차를 풀은 찻물이면 더욱 좋다.

    법성포에서 27년째 영업 중인 '남양굴비'의 김은주(77) 사장은 "부세보리굴비가 실속이 있어서 사 가거나 선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지난 설 명절에만도 1000두름 이상을 팔았다"고 말했다.

    김씨의 아들 이광용(45)씨는 "크기는 주둥이부터 지느러미 끝까지 길이로 분류하지만, 길기만 할 뿐 몸이 가늘어 먹을 게 적은 것이 있는가 하면 몸통이 굵어 풍성한 것도 있으니 잘 골라서 사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부세가 굴비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며 "씨알이 작으면서 값이 턱없이 비싼 조기보다, 비싸지 않으면서 씨알이 굵은 부세보리굴비가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굴비는 길이 31~34㎝의 '대물' 부세보리굴비 10마리를 엮은 특대 상품을 15만원에 판매한다. 28~30㎝짜리 10마리의 상품은 10만원. 추석 선물예약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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