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K스포츠 출연금 204억은 청탁·대가관계 없어 '무죄'

조선일보
입력 2017.08.26 03:02

[이재용 1심 선고]

제3자 뇌물 혐의 인정 안해

법원은 25일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출연한 부분은 뇌물이 아니라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특검은 이 부분을 제3자 뇌물죄로 기소했다. 제3자 뇌물죄는 뇌물 공여자가 청탁의 대상인 공무원에게 직접 건네는 게 아니라 제3자에게 전달할 때 처벌하는 것이다. 이 죄는 법적으로 뇌물 공여자와 공무원 사이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점을 반드시 입증해야 해 유죄 선고가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

특검은 삼성이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승계 작업에 도움을 받기 위해 두 재단에 뇌물을 건넸다면서 기소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독대하는 과정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문제 등에 대한 청탁도 오갔다고 봤다. 안종범 전 수석이 작성한 수첩에 '삼성 합병' 등의 문구가 적힌 것을 증거로 제시했다. 안 전 수석의 수첩은 박 전 대통령이 불러준 대로 적은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독대하면서 현안에 대한 명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안종범 수첩에도 청탁 내용이 적혀 있지 않다"고 했다.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은 '삼성 합병' 등 청탁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안 전 수석 역시 "대통령으로부터 합병 관련 지시를 받은 적 없다"고 진술했다. 따라서 삼성 합병이라는 글귀가 수첩에 적힌 것만을 갖고 삼성 측의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재판부는 판단한 것이다.

특검은 삼성의 동계스포츠센터 지원금 16억2000여만원도 '제3자 뇌물'로 기소했다. 재판부는 이 부분은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영재센터가 비영리·공익 단체가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면서 "대통령의 요구도 매우 구체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장충기 전 사장의 문자메시지를 보면 영재센터 후원과 관련해 이영국 제일기획 상무에게 지속적으로 진행 경과를 확인했다"면서 "이 부회장 등은 승계 작업에서 대통령의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영재센터에 지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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