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7시(현지 시각) 한·중 수교 25주년 한국 측 기념행사가 베이징 차이나월드호텔에서 열렸다. 전날 따로 수교 25주년 행사를 열었던 중국 측에서는 이날 완강(萬鋼) 정치협상회의 부주석 겸 과학기술부 부장(장관) 등이 참석했다. 전날 중국 측 행사의 주빈이었던 천주((陳竺)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은 분자생물학자 출신 과학자였는데, 이날 참석한 완강 부주석 역시 과학기술계 인사였다. 김장수 대사는 이날 "양국이 현재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양국 관계가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반면, 완강 부주석은 "모두 다 아는 이유로 양국 관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드 문제를 우회적으로 언급한 뒤 "상대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관심사항을 존중하고 소통함으로써 민감한 문제가 적절히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지난 2012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의당에서 한·중 공동 주최로 열린 수교 20주년 행사에 시진핑(가운데) 당시 국가 부주석과 양제츠(오른쪽) 외교부장 등‘실세’들이 참석해 이규형(왼쪽) 당시 주중 대사와 기념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24일 중국 베이징 차이나월드호텔에서 주중 한국대사관의 주최로 열린‘한·중 수교 25주년 리셉션’에 참석한 김장수(오른쪽) 주중 한국대사와 완강(萬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이 악수하는 모습.

[시진핑, '곰돌이 푸'와 '강남스타일' 싫어하는 이유]

이날 행사는 2012년 수교 20주년 행사 당시 시진핑 국가 부주석이 국무위원(부총리급)을 대거 거느리고 주빈으로 참석했던 것에 비교하면 규모나 위상 면에서 크게 축소됐다. 주빈의 격만 따진다면, 최근 중국과 수교 기념행사를 한 아프리카나 남미 국가들과 같은 수준의 예우였다.

주한 중국대사관도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리셉션을 열었다. 우리 정부 대표로는 러시아를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대신해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이 축사를 했다.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정세균 국회의장과 장관급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참석했다.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는 인사말에서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25년 전 중·한이 거대한 장애물을 극복하고 수교할 때의 '초심'은 서로 상대방의 중대한 핵심 이익을 존중하는 것이었다"며 사드 문제를 우회적으로 거론했다. 이에 대해 축사에 나선 정세균 국회의장은 "중국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이 문제가 한·중 관계를 급속도로 냉각시킬 만큼 치명적인 사안인지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