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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CEO'가 최고의 성과 낸다

회사의 리더들은 기업의 성과를 높이고 이사회, 주주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다.
10년 넘게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의 CEO 5000여명과 심층 인터뷰를 한 결과, 뛰어난 성과를 올린 CEO들의 공통점은 '게으르다'는 것이다.
게으른 CEO가 어떻게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

  • EconomyChosun,
  • 짐 슈렉서 미국 Inc닷컴 칼럼니스트

    입력 : 2017.09.07 08:00

    회사의 리더들은 기업의 성과를 높이고 이사회, 주주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다. 이 때문에 건강이 나빠지고 집중력을 해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멀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CEO에게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역량을 전부 발휘하지 못해 최상의 결과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고의 CEO들은 게으르다. '게으르다'라는 말을 들으면 흔히 의자에 늘어져 비디오 게임을 하고 공부를 멀리하는 10대를 떠올린다. 이것은 '게으른 CEO'가 아니다. 게으른 CEO는 열심히 일하지만, 중요한 일만 하고 다른 일은 하지 않는다. 그들이 가족·친구와 시간을 보내고, 건강을 챙길 여유를 갖는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평균적으로 게으른 CEO가 경영하는 회사들은 업계 평균보다 두 배 빠르게 성장하고, 이익률은 세 배나 된다.

    짐 슈렉서

    Inc닷컴의 'CEO 프로젝트'를 이끌며 10년 넘게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의 CEO를 인터뷰했고, 5000여명의 CEO와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다. 뛰어난 성과를 올린 CEO가 그들의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인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관찰해 얻어낸 결론이 '최고의 CEO는 게으르다'는 것이다.

    정원의 나무에 물을 줄 때를 생각해보자. 물이 잘 나오지 않으면 호스 어딘가에 꼬인 부분이 있다고 금방 알아챌 것이다. 문제 해결 방법도 간단하다. 뒤틀린 부분을 찾아 풀어주면 된다. 그런데 회사 경영에 있어 많은 경영자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매출, 이익, 성장, 서비스의 품질에 대해 물을 주는 것과 똑같이 대처할까? 안타깝지만 많은 경영자가 호스가 꼬인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수도꼭지를 돌려 더 많은 물을 흘려 보내려고 한다.

    비즈니스는 당연히 나무에 물을 주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만드는 문제점을 찾아내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동일하다. 이 개념은 물리학자 출신으로 세계적인 경영혁신 이론가인 엘리야후 골드랫이 주장했다. 그의 '제약조건 이론'은 '어떤 쇠사슬도 가장 약한 연결 고리보다 강하지 않다'라는 오래된 격언으로 요약된다.

    골드랫은 가장 취약한 연결 고리를 알아내고 제거하고 재조정함으로써 튼튼한 조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중요한 점은 회사 경영에 방해가 되는 제약조건에 집중하지 않는 다른 일은 '낭비'라는 것이다.

    모든 일에 관여할수록
    영향력 줄어들어

    CEO의 주된 임무는 신제품을 더 신속하게 설계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제약조건을 제거하고, 주문을 충분히 빨리 이행할 수 없는지 이해하며, 인력을 채용하고 해고하는 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이해하며,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고, 한 번 거래한 고객이 계속 유지되지 않는지 이유를 알아내는 것이다.

    이런 일들은 직원들이 해야 할 일처럼 생각되는가? 조직의 운영과 관계없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Inc닷컴의 연구 결과, 뛰어난 CEO는 그러지 않았다. 성장하는 기업의 CEO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업무는 조직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방해가 되는 제약조건을 파악 한 뒤 제거하는 데 시간을 투입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조직이 더 효율적으로 굴러갈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생긴다. ‘게으른 CEO’들은 물이 잘 나오는지 보고, 호스에 꼬인 부분은 없는지 파악한 뒤 호스를 푼 뒤 즉시 조직의 다른 누군가에게 호스를 넘겨주고, 이 호스엔 시스템적으로 전혀 꼬인 부분이 있을 수 없다고 확신을 준 뒤 푹신한 안락의자로 돌아간다. 물이 부족하다면 정원의 나무에서 과일이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역량이 썩 좋지 않지만 일은 정말 열심히 하는 많은 CEO들을 관찰한 결과, 그들은 ‘피넛 버터링(peanut-buttering·기업이나 사람이 보유 자원을 너무 적게 배분하는 것)’이라고 부르는 행동에만 치중한다. 회사 이사회와 공급망, 투자자, 지역 사회, 기타 다양한 집단 등 여러 이해관계자에게 최대한 많은 시간을 균등하게 할당하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 이런 CEO의 관심사는 물론 CEO에게서 주목받고 있다고 모든 사람들이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CEO는 정말 엄청나게 일을 하게 되고, 근무시간은 일주일에 80시간을 넘어간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어떤 문제에 대해 CEO의 영향력이 떨어지게 하는 확실한 방법이다. CEO들은 어떤 행동이 비즈니스를 추진할 수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성과가 나오길 기대하면서 모든 방면에 관여하려고 한다.

    짐 슈렉서의 저서 'Great CEOs Are Lazy'

    반면 게으른 CEO들은 시간을 편중되게 사용한다. 회사에 관계된 모든 사람과 일에 시간을 배분하기보다는, 업무에 방해되는 제약조건을 제거하는 데 근무시간의 30~50%를 사용한다. 업무 처리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 제약조건을 푸는 일이다. 남은 시간은 다른 이해 관계자에게 할애한다. 어떤 이해관계자는 CEO의 관심을 영원히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업무를 맡아 알아서 처리하는 개인들을 모아 강하게 조직화하는 것이 이상적인 회사에서 유능한 CEO가 하는 일이다. ‘게으른 CEO’는 여기에서 제약 조건을 제거하는 것밖에 할 일이 없다.

    CEO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제약조건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날씨, 국가의 경제 상황, 마음에 들지 않는 대통령을 들어 사업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것은 생산적이지 않다. 이런 요소는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게으른 CEO'로 성공하기 위한 방법

    '게으른 CEO'로 성공하기 위한 방법을 각자 다른 역할을 가진 모자를 쓰고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생각해보자. CEO라는 넥타이는 맨 채 '학습자, 선수, 설계자, 엔지니어, 코치'라는 5개의 모자를 쓰고 이들처럼 일하는 것이다.

    먼저 학습자 모자다. CEO는 모든 문제점에 대한 해답을 알고 있지 않고, 회사가 성장을 유지하려면 계속 배워야 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특히 호기심이 많아야 한다. 조직 안쪽이나 바깥에서 스스로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호스의 어디가 꼬였는지 배우고, 꼬인 부분을 풀기 위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 다음은 선수 모자다. CEO가 영업이나 마케팅과 같은 조직의 업무를 직접 처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일하는 목표는 제약조건에 대해 경험을 쌓아야 해결하는 능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선수 역할에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된다.

    설계자의 모자를 쓰고 CEO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콘셉트를 도입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요소를 구축하는 데 시간을 써야 한다. 전략을 계획하고 생각하고 구체화해야 한다. CEO가 엔지니어의 모자를 쓰고 일한다는 것은 비즈니스 운영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만든다는 뜻이다.

    설계자는 ‘뭐라고’라고 물어야 하고, 엔지니어는 ‘어떻게’라고 묻는다. 조직을 체계적이고 기능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을 찾는 게 엔지니어가 할 일이다.

    코치의 모자를 쓰고 CEO는 ‘인재’에 대해 생각하는 데 시간을 사용해야 한다. 어떻게 우수한 인재를 획득하고, 능력을 발전시키며, 성과가 낮은 직원을 조직에서 나가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 같은 다섯 개의 모자는 CEO가 해야 할 역할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문제는 ‘어떤 시점에 어떤 모자를 착용해야 하는가’이다. 학습자나 선수 모자를 쓰면 호스의 꼬인 부분을 찾는 데 도움이 되고, 설계자나 엔지니어, 코치 모자를 쓰면 꼬인 부분을 고칠 수 있다.

    짐 슈렉서(Jim Schleckser)
    미국 델라웨어대 화학공학과, 코네티컷대 MBA, Inc닷컴 ‘CEO 프로젝트’의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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