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8.23 03:08 | 수정 : 2017.08.25 17:34

    어린이집·커피숍 등 출몰
    비 많이 오는 지역 피해 체온 높이려 저지대 도심으로

    지난 6월 충남 계룡시 금암동에서 소방대원이 한 레스토랑에 들어온 길이 60㎝의 뱀을 포획하고 있다.
    지난 6월 충남 계룡시 금암동에서 소방대원이 한 레스토랑에 들어온 길이 60㎝의 뱀을 포획하고 있다. /계룡소방서
    지난달 29일 오후 9시 20분쯤 경기 시흥시에 사는 김모(28)씨는 귀가 중 아파트 입구에서 갑자기 발목 부근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주저앉았다. 바로 옆에 뱀 한 마리가 보였다. 다리가 심하게 붓고 시퍼렇게 변했다. 10㎞쯤 떨어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병원에서 "독사에게 물린 것"이라며 "늦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했다.

    최근 주택가와 도심에 뱀이 잇따라 출몰하고 있다. 산 근처 아파트 단지는 물론이고 어린이집이나 학교, 커피숍 등에도 나타난다.

    지난 6월엔 충남 계룡시 금암동의 어린이집 앞과 레스토랑에 각각 길이 60㎝의 뱀이 나와 소방 구급대가 출동했다. 지난 17일 오후엔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의 한 아파트 단지 놀이터 근처에 길이 30㎝짜리 뱀이 나타났다. 당시 아이 5명이 주변에서 놀고 있었다. 뱀은 보도블록 위를 유유히 다니다 풀숲으로 사라졌다고 한다. 독이 없는 뱀이었지만 어린이와 노인들이 자주 오가는 곳이라 주민들이 한동안 불안에 떨었다.

    맹독을 가진 독사들이 많다. 계룡소방서 측은 "7월부터 지금까지 주택, 상가 등에서 접수된 뱀 출몰 신고만 90건이 넘는다"며 "10건 중 7건이 살모사 등 독사"라고 했다. 지난달 30일엔 인천 영종도의 한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도 살모사가 발견됐다.

    뱀들이 출몰하는 곳 중에는 최근 아파트가 새로 지어진 곳이 많다. 라남용 한국양서파충류생태복원연구소장은 "원래 뱀들이 많이 살던 지역들이다. 도시화로 터전을 뺏긴 뱀들이 자신의 서식지로 돌아온 것일 뿐"이라고 했다.

    최근 잦은 폭우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국립생태원 장환진 박사는 "비가 많이 오면 뱀들이 물에 휩쓸려 저지대로 내려오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어 "뱀은 변온동물이라 스스로 체온을 유지하지 못하는데, 폭우로 내려간 체온을 높이기 위해 한낮 햇볕에 달궈진 보도블록이나 도로 등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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