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다 보여주던 '플레이보이'의 숨겨진 이야기들

미국 성인잡지 '플레이보이'가 2017년 9월호를 시작으로 한국판을 내놨다.
성인 누드 잡지의 대명사로 안 본 사람은 없지만 정정당당하게 본 사람은 없는 이 잡지는
사실 64년이란 유구한 역사만큼 누드말고도 할 얘깃거리들이 많다.

  • 구성=뉴스큐레이션팀 권혜련

    입력 : 2017.09.08 09:03

    성인잡지의 대명사 '플레이보이'가 지난 21일 한국판을 정식 창간했다. 남성 성인잡지의 시초로 모든 사람이 알고, 볼 사람은 이미 다 본 이 잡지는 정작 한국에서 단 한번도 발행된 적이 없다. 외설, 포르노라는 굴레를 극복하지 못하고 번번히 한국행이 좌절된 것. 숱한 시도 끝에 환갑의 나이를 훌쩍 넘어 한국상륙작전에 성공한 '플레이보이', 한국판을 본격 열어보기 전에 여기에 얽힌 이야기를 몇자 정리했다.

    (왼)플레이 보이의 창시자 '휴 헤프너'의 젊은 시절(가운데 남성). /데일리메일·조선DB

    우리가 남자들에게
    몇 번의 웃음을 더 주고,
    핵 시대의 불안을
    조금이나마 없애준다면
    우리 존재 이유가
    정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플레이보이 창간호 中에서

    1. 시작
    잡지 에스콰이어(Esquire)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던 27세 청년 휴 헤프너(Hugh Hefner)가 창간했다. 에스콰이어가 이전하면서 잡지사를 그만 둔 그는 음지의 영역에서 저급하게 생산, 유통되던 누드와 성인잡지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그가 기획한 '플레이보이'는 당시 대부분 값싼 누드 모델이나 매춘을 할 것 같은 여성의 나체를 보여줬던 당시 저속한 싸구려 누드 잡지와 달리 발랄하고 이웃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성들의 세미 누드나 노출을 선보였다. 일상적이고 경쾌한 분위기의 누드 화보에 남성들은 열광했고, 함께 실린 칼럼과 인터뷰는 중산층과 지식인 남성에게 어필했다.

    2. 최고의 미인은 '먼로'
    1998년 플레이보이는 창간 45주년 기념판인 12월호에서 '20세기 섹시 스타 100명'을 선정했다. 여기서 1위를 차지한 이는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그의 관능미를 최고로 인정했다. 2위는 역시 금발인 제인 맨스필드(Jayne Mansfield)였고 라퀘 웰치(Raquel Welch), 브리지트 바르도(Brigitte Bardot), 신디 크로포드(Cindy Crawford), 소피아 로렌(Sophia Loren), 엘리자베스 테일러(Elizabeth Rosemond Taylor), 파멜라 앤더슨(Pamela Denise Anderson), 보데릭(Bo Derek), 진 할로(Jean Harlow)가 차례로 10위 안에 들었다.

    먼로는 '플레이보이'의 창간호의 표지 모델이었다. 플레이보이를 준비하던 헤프너는 마릴린 먼로가 예전에 찍은 누드 화보를 입수하게 됐고, 이를 전면에 내세워 플레이보이 창간호를 만들었다. 파격적이고 새로운 남성 잡지라는 콘셉트에 당대 최고의 섹시스타 등장한 표지로 플레이보이 창간호는 750만부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헤프너는 창업 자금 600달러 중 500달러를 먼로에게 모델료로 지급했다. 당시 플레이보이가 선정한 100선에 옛할리우드 스타가 즐비한 데 대해, "플레이보이가 독자들의 연령과 취향을 배려한 탓"이라고 한 외신은 평했다.

    플레이보이 "역대 최고 섹시스타는 먼로"
    '섹스 심벌' 마릴린 먼로
    메릴린 먼로 섹시한 걸음걸이의 비밀

    3. 플레이보이 괴담
    2007년 AP 통신은 플레이보이 관련, 재밌으면서 무시무시한 통계를 보도했다. '플레이보이'의 표지 모델로 화려한 조명을 받던 여성 중에는 요절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1950년대에 창간된 플레이보이는 2007년까지 모두 600여명의 표지 모델을 배출했다. 이 중 상당수는 약물중독·자동차 사고·비행기 사고·피살 등 여러 원인으로 삶을 비극적으로 마쳤다.

    /조선DB·유튜브 캡처·조선닷컴

    플레이보이 창간호 모델이었던 마릴린 먼로. 1962년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39세에 사망했다. '제2의 마릴린 먼로' 얘기를 듣던 안나 니콜 스미스(Anna Nicole Smith). 1992년 표지모델이었던 그 역시 최근 약물 중독으로 먼로와 같은 나이인 39세에 숨졌다. 1968년 표지 모델이었던 페이지 영(Paige Young·1974년 사망), 윌리 레이(Rey·1973년 사망·당시 23세), 엘리사 브리지스(Bridges·2002년 사망·당시 28세)의 사인도 약물 중독·과다 복용이었다.

    토냐 크루스(Crews), 캐럴 윌리스(Willis), 클로디아 제닝스(Jennings)는 1960년대와 1970년대 모두 20대에 자동차 사고로 숨졌다. 1967년 자동차 사고로 숨진 제인 맨스필드(Mansfield)의 나이도 불과 34세였다.

    플레이보이 괴담?

    4. '노랑나비' 이승희 
    정식 발행된 적 없는 한국에서도 '플레이보이'에 대한 관심은 언제나 뜨거웠다. 금서 취급을 하면서도 몰래 보곤 했던 '플레이보이'를 크게 수면 위로 떠올린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노랑나비'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모델 이승희 씨다. 8세 때 미국 이민을 가 한국계 미국인으로 성장한 이승희 씨는 약 20여년 만에 '플레이보이 모델'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돌아왔다. 그녀를 향한 언론과 대중의 환호가 대단했다. 플레이보이는 포르노라고 판매금지 조치하면서 그 모델은 국위선양했다며 환영하는 한국 사회의 이중성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플레이보이 지가 판금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잡지 모델로 화제를 모은 이승희씨가 1997년 5월 가진 방한 사인회엔 수백명이 몰렸다.(좌). 한국계 최초로 플레이 메이트 선정된 그레이스 킴. (우). /조선DB

    하지만 정확히 얘기하면 이승희 씨는 플레이보이 잡지에 실린 적은 있지만 알려진대로 '플레이보이 표지 모델'은 아니다. 또한 일명 '플레이메이트'라고 불리는 '플레이보이'의 이달의 모델에도 선정된 적이 없다. 플레이보이에서 메인 모델은 대다수 유명인들이 등장하는 표지 모델과 해당 권수에서 특집으로 화보가 실리는 모델들을 가리킨다. 이 페이지에 오르는 모델은 누드 사진, 양면 포스터, 생년월일, 신체 사이즈, 약력이 함께 기술된다. 이승희 씨는 이 코너에 이름을 올린 적이 없다. 플레이보이 잡지에 나왔으나 작은 역할로 등장했고, 플레이보이 자매지 '란제리'의 표지 모델을 했다. 지금까지 한국계 모델 중에 '플레이 메이트'에 이름을 올린 건 한국계 미국인 그레이스 킴이 유일하다.

    [Star&Stars] 인터넷 누드모델 이승희, 자서전 나와…
    볼 사람은 다 봤던 플레이보이誌… 암거래상들, 간첩 접선하듯 거래
    5. 바니, 바니걸
    플레이보이 파티에 등장하는 바니걸(왼쪽, 가운데 사진) 플레이보이 로고(오른쪽 상단), 플레이보이 로고를 표절한 지디앤탑 앨범 로고. 제작사는 즉시 사과하고 로고를 수정했다. /플레이 보이 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

    플레이보이를 상징하는 동물은 토끼이다. 플레이보이 로고는 턱시도 타이를 갖춘 토끼이고 매년 열리는 '플레이보이 파티'에는 머리에 토끼 귀를 단 늘씬한 여성들이 등장한다. 토끼 코스튬을 한 유명 모델이나 배우들이 표지에 등장한 적도 있다. 예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략에 능하고 정력이 좋은 동물로 알려진 토끼는 지성과 관능적 즐거움을 동시에 챙기겠다는 플레이보이 전략과 잘 맞는 동물이다.

    실제로 로고 속 토끼의 쫑긋 세운 귀는 왕성한 호기심을, 턱시도 타이를 맨 모습은 지적이고 우아한 모습을 나타난다. 이 잡지를 보는 사람들은 단순히 '야한 사진'을 보는 사람이 아니라 잘 놀 줄 알면서 품격과 지성을 갖춘 존재라는 뜻이다. 로고를 디자인 한 이는 1982년까지 플레이보이의 아트디렉터였던 아트 폴(Art Paul)이다. 한때 엽서에 받는 사람란에 주소없이 이 이미지만 있어도 '플레이보이' 잡지사로 알아서 전달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아는 플레이보이 아이콘이다.

    6. 고품격 문학 잡지?
    '놀 줄 아는 지성인'이 보는 잡지라는 콘셉트에 맞춰 여성의 누드 화보 뒤에는 꽤 읽을 만한 소설과 에세이들이 실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구성은 남성들에게 나는 '눈요깃거리'로 누드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대의 흐름과 문학을 읽기 위해 플레이보이를 본다는 구실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조선DB

    아닌게 아니라 실제로 미국 문학의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도 이곳에 글을 썼으며 우리에게 익숙한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도 '빵 가게 재습격'이라는 단편 소설을 기고한 적이 있다. 

    특히 단편소설과 SF소설은 단행본으로도 인기를 모을 만큼 독자층이 두텁다. 노벨상 후보에 매번 올랐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는 '플레이보이 문학상'을 받았으며, 존 업다이크(John Updike) 등 세계적 작가들이 신작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에는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익사체'이라는 이름으로 1954년부터 1993년까지 '플레이보이'에 실렸던 단편소설을 추린 책이 출간됐다. 이 책은 1993년 미국에서 '플레이보이 50주년'을 기념하여 출간된 '플레이보이 스토리즈(Playboy stories)'의 45편 단편 중 단 10편을 추려 내놓은 단편집이다. 본래 '플레이보이 스토리즈'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가브리엘 마르케스(Gabriel Garcia Marquez)를 비롯, 세계적으로 고정독자를 확보한 작가들의 작품이 실렸지만 번역해 단행본으로 만들면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빵가게 재습격'등 35편은 제외됐다. 작가 목록만 봐도 상당히 수준 높은 단편집임을 알 수 있다. 

    SF문학계에서 '플레이보이'의 위상은 각별한데, 어슐러 K. 르 귄(Ursula Le Guin), 커트 보네거트(Kurt Vonnegut Jr.), 아서 클라크(Arthur C. Clarke) 등 쟁쟁한 영미(英美) 작가들이 다투어 기고해 왔다. 국내에도 이들의 단편소설을 모아 '플레이보이 SF 걸작선'으로 출판한 적이 있다. 성인잡지에 작품을 쓰는 것에 대해 작가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이다. '플레이보이'가 누드를 선보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나름의 품격과 지성을 추구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플레이보이의 원고료는 유명 작가들이 탐낼만큼 많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품질의 글을 싣기 위해 그만큼 돈을 들이는 것이다.

    실제로 발행인 휴 해프너부터가 문학적 기질이 다분한 사람이다. 잡지사 에디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한때 소설가를 꿈꿨다. 플레이보이가 성공을 거두지 않았다면 문학잡지 만드는 일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

    플레이보이에 웬 고급 단편선집?
    [만물상] '플레이 보이'誌가 남긴 업적(?)
    7. 알짜 인터뷰 매체
    (위 왼쪽부터)빌 게이츠·마틴 루터 킹·존 레논·요노 요코·알베르트 슈바이처 (아래 왼쪽부터)피델 카스트로·장 폴 사르트르·스티브 잡스·도널드 트럼프. /블룸버그·University of Kentucky홈페이지·조선DB·연합

    유명작가의 단편소설뿐만 아니라 당대 최고의 문제적 인물, 또는 유명인사의 인터뷰를 제대로 싣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금까지 플레이보이가 인터뷰했던 명사들로는 빌 게이츠(Bill Gates),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존 레논(John Lennon)과 오노 요코 (小野洋子), 알베르트 슈바이처(Albert Schweitzer),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 스티브 잡스(Steve Jobs) 등이 있다.

    시대의 선구자로 인정받는 예술가, 철학자는 물론 정치인들을 장시간 인터뷰해 그들의 시각과 논점을 제대로 전달하는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맡아왔다. 여성의 누드 못지 않게 이런 인터뷰들은 판매 부수 상승에도 크게 영향을 주었다. 목사를 연상케 하는 지미 카터(Jimmy Carter) 전 미국 대통령은 76년 대선 당시 '플레이보이'와의 인터뷰에서 "마음 속으로 간음을 여러 번 했다"고 털어 놓았다. '만화경 같은 눈을 가진 여성'을 노래했던 존 레논은 80년 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그 여자가 바로 오노 요코였다"고 밝혔다. 이 인터뷰가 실린 호는 존 레논이 사망 당일 나와 더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과거 '플레이보이'와 인터뷰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들 /플레이보이 홈페이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때 지난 플레이보이가 화제 되기도 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 전 '플레이보이'와 종종 인터뷰를 했었다. 그 중 '플레이보이' 1990년 3월호에 실린 부동산 재벌 시절 그의 인터뷰는 트럼프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정보들을 담고 있었다. 플레이보이는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 사업, 개인생활, 정치철학과 국제 관계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트럼프의 솔직한 생각을 실었다. 정치평론가들도 트럼프를 이해하려면 이 인터뷰를 보라고 권할 정도였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와 일본의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 회담 자리에서 이 인터뷰 기사를 미리 읽어갔으며, 많은 전문가들이 지난 5월 대선 기간 후보들에게도 일독할 것으로 권했다. 이쯤되면 각국 정상들의 미국 회담 예습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8.  노누드(No Nude) 선언
    (왼쪽부터) 드류 베리모어, 제시카 알바, 킴 카다시안, 마지 심슨, 린제이 로한, 케이트 모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할리우드 배우 뿐만 아니라 심슨 패밀리의 호머 심슨의 부인 마지 심슨도 표지 모델을 한 적이 있다.

    2015년 9월 미국 성인 남성 잡지 '플레이보이'의 코리 존스 수석 에디터는 창업자 휴 헤프너의 LA 자택을 찾았다. 피카소 진품으로 장식한 호화로운 응접실에서 창업자와 마주 앉은 존스 에디터는 잡지에서 여성 누드 사진을 없애자는 대담한 제안을 했다. 여성이 도발적인 포즈를 취하는 사진은 계속 싣되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게 하자는 것이다. 형식적이긴 하지만 아직도 편집장에 이름이 올라 있는 89세 창업자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플레이보이 "여성 누드사진 없애겠다"
    (왼)2016년 1월, 2월 플레이 보이 표지 (오)노누드 선언 후 플레이 보이 표지. /조선DB

    2015년 10월 '플레이보이'는 창간 62년 만인 이듬해 3월부터 누드 사진을 싣지 않기로 결정했다. 성인잡지의 대명사로 금발 미녀들의 누드로 상징되던 잡지가 존재 이유이자 자신의 아이콘을 포기한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당시 스콧 플랜더스 대표이사는 "이제 클릭 한 번이면 모든 종류의 성적 이미지를 공짜로 볼 수 있게 됐다"며 "누드 사진은 퇴물(passe)이 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때 700만부 이상을 자랑했던 플레이보이의 판매부수는 점차 내리막길을 걸어 2015년 무렵엔 80만부로 줄었다. 한때 새로운 콘셉트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혁명적 잡지조차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에서 다시 방향을 고민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한현우의 팝 컬처] 굿바이, 플레이보이
    누드 사라지는 플레이보이… 헤프너의 노망일까 신의 한 수일까
    먼로로 시작해 앤더슨으로 끝났다


    '나체는 정상(Naked IsNormal)'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나체 사진을 게재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플레이 보이

    하지만 획기적이면서도 전환적이었던 이 실험은 오래가지 못했다. '플레이보이'는 여성의 나체 사진을 지면에 싣지 않겠다는 정책을 내놓은 지 1년 만에 이 방침을 철회했다. 플레이보이 측은 이날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나체는 정상(Naked IsNormal)'이라는 해시태그(특정 주제에 대한 글임을 알리는 # 표시)와 함께 2017년 3~4월 최신 호에 나체 사진을 게재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더 많은 독자와 광고주를 유치하기 위한 혁신책이었지만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한 데다 기존 독자들까지 이탈하는 부작용이 일어나자 '노누드 방침'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헤프너는 플레이보이만의 고품격 콘텐츠들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봤지만, 그건 그만의 생각이었다.

    플레이보이의 누드와 수준 높은 글들은 지금의 플레이보이의 이미지를 만들어 양대산맥과도 같은 것들이다. 플레이보이 구매자들은 인터뷰 기사만을 읽기 위해 플레이보이를 사지 않는다. 한편 이 잡지가 미녀의 누드만을 실었다면 많은 남성들이 선뜻 이 잡지를 사들지 못했을 것이다. 누드가 이목을 끄는 미끼 상품이었다면, 훌륭한 소설과 인터뷰들은 구매자들의 좋은 변명거리가 되어 주었다. 즐거운 볼거리와 통찰력 있는 읽을 거리가 각각의 목적에 맞게 움직여 좋은 시너지를 내고 있었는데, 한 쪽 기둥이 사라지면서 초기에 가졌던 이 잡지만의 매력을 잃게 되었다.

    9. 그래서 한국판은?
    한국판 플레이보이
    1년간 소동 끝에 미국판 플레이보이는 누드를 다시 실기로 했지만, 새롭게 창간하는 플레이보이 한국판에는 누드가 없다. 이미 전국 서점 매대에 깔리기 시작한 플레이보이 한국판의 표지는 항간의 소문이 무성했던 전 걸그룹 멤버가 아닌 플레이보이의 상징인 턱시도를 맨 토끼가 차지했다. 이 잡지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센터폴드는 '몸짱'으로 유명한 이연화(26)씨가 맡았다. 앞으로 한국판 플레이보이는 유명인 인터뷰와 유머, 정치·사회 이슈, 라이프스타일 기사, 화보 등으로 구성되지만 누드사진은 싣지 않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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