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급여 인상 3000억 더 드는데… 정부지원 700억뿐

    입력 : 2017.08.22 03:05

    고용보험기금이 비용 떠안아… 3년뒤 적자… 보험료 오를수도

    다음 달부터 첫 3개월 육아휴직 급여가 지금보다 두 배 많아진다고 고용노동부가 21일 밝혔다. 저출산 극복 등을 위해 육아휴직을 장려하기 위한 차원이다. 특히 남성의 육아휴직을 꺼리는 현상을 타개하고 여성의 육아 부담을 더는 효과가 예상된다. 하지만 이 급여의 재원인 고용보험기금 재정 상황이 악화되면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내는 고용보험료가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첫 3개월 육아휴직급여 2배 인상 외
    고용부는 첫 3개월 육아휴직 급여를 현행 통상임금 40%(상한 100만원, 하한 50만원)에서 80%(상한 150만원, 하한 70만원)로 올리는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21일 밝혔다. 1년간 지급되는 육아휴직 급여는 2001년 월 20만원에서 시작해 차츰 높아졌지만 노르웨이(49주까지 임금 100%), 독일(1년간 임금 67%) 등 선진국에 비하면 급여 수준이 여전히 낮은 편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남성은 8.5%다. 고용부는 이 같은 남성 육아휴직 기피 현상이 낮은 급여 때문이라고 본다.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더 높은 남성들이 살림에 지장이 크다는 이유로 육아휴직을 꺼린다는 것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조사에서도 남성은 '소득 감소'(41.9%)를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난 2011년 육아휴직 급여가 인상되자 전년보다 육아휴직자가 39.3% 늘었다"면서 "이번에도 첫 3개월 급여가 인상되면 남성 육아휴직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육아휴직 급여는 대부분 고용보험기금에서 지출된다. 올해 육아휴직 급여 예산은 7826억원, 출산휴가 급여까지 합치면 1조846억원이다. 이 중 정부 예산 지원액은 900억원으로 10%가 채 안 된다. 나머지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내는 돈으로 적립하는 고용보험기금이 댄다. 내년엔 이 비중이 더 내려가, 총급여액(약 1조3000억원) 중 정부 지원액은 700억원으로 전망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당초 3000억원을 예산으로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늘어난 육아휴직 급여 부담은 모두 고용보험기금이 떠안아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고용보험기금에서 지출되는 실업급여를 2019년부터는 '이직 전 50%'에서 60%로 올리고, 지급 기간도 90~240일에서 120~270일로 늘린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65세 이후 취업자도 단계적으로 실업급여 대상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고용보험기금 재정 악화 요인이 커진 것이다. 기재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사회보험 중기 재정 추계'에 따르면, 고용보험기금은 오는 2020년 적자로 돌아선 뒤 2025년엔 2조6000억원까지 적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정부 들어 늘어난 지출 규모를 감안하면 적자 전환 시기는 이보다 더 빨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고용보험기금 지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기관정보]
    고용노동부, 육아휴직급여 첫 3개월 최대 1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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