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 힌츠페터 기자전, 오늘부터 광주시청

      입력 : 2017.08.21 16:39 | 수정 : 2017.08.21 16:44

      권경안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여권과 그가 사용했던 동종의 영상카메라.
      여권 안경 등 실물, 동종 카메라 전시
      당시 한국기자들 취재노트와 사진도
      5·18탐방 프로그램 택시·버스편 운행
      광주광역시=권경안 기자

      “내 생애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최초의 엄청난 슬픔과 서러움이었다. 베트남 전쟁에서 종군기자로 활동할 때도 이렇게 비참한 광경은 본 적이 없었다.”

      21일 광주광역시청 1층 시민숲 전시장. ‘아! 위르겐 힌츠페터 5·18광주진실전’앞 배너에 쓰여진 구절이다. 힌츠페터 기자가 생전에 했던 말이다. 20일 기준 관람객 1000만명을 넘어선 영화 ‘택시운전사’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는 독일 기자 힌츠페터(1937~2016)씨를 기리는 사진전이 21일부터 오는 9월3일까지 이어진다.

      이날 오후 3시30분 전시개막을 알린 윤장현 광주시장은 “당시 힌츠페터 기자가 보도한 영상은 국내에 반입되어 비밀리에 성당과 교회 등지를 통해 5월 광주의 실상을 알릴 수 있었다”며 “단지 당시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5·18에 대한 진상규명 등을 해야하는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개막식장에는 당시 택시운전사들, 당시 취재를 했던 국내기자들도 자리했다.
      권경안 기자 1980년 5월 당시 김준태 시인이 광주의 참상을 시로 절규했던 전남매일신문. 이 신문은 계엄사 검열본이다. 실제 출판본은 대폭 축약돼 나왔다.

      전시장에는 영화속 브리사 택시도 등장했다. 힌츠페터의 여권과 안경, 그가 촬영했던 동종의 영상카메라가 전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힌츠페터가 “반드시 진실을 알리겠다”며 광주의 현지취재 영상을 독일로 전하여 제작된 독일공영방송 보도물도 전시장에서 다시 방영되고 있었다. 영상물을 보니, 5월 당시 밤 사이 벌어진 참상의 결과로 트럭위에 실려지는 청년들의 주검을 둘러싼 광주시민들의 표정은 ‘그날’을 여지없이 증언하고 있었다.

      1980년 5월 당시 카메라를 계엄군 옆에서 들고 있던 모습, 2005년 5월 광주를 부인과 함께 찾아와 5·18민주화운동25주년 행사장에서 눈을 감고 있는 모습, “죽으면 광주에 묻어달라”고 했던 유지에 따라 지난해 망월동 구묘역에서 열렸던 힌츠페터 안장식 모습 등을 담은 사진들은 1980년 이후 광주와 함께 했던 세월을 말해주고 있었다. (손톱과 머리카락 일부를 무등산 흙으로 만든 분청사기함에 담아 망월동에 안장했다.) 사진을 담은 배너는 모두 38개.

      전시장에는 당시 광주 현장에서 취재활동을 했던 김영택, 나의갑, 최건 기자의 취재노트를 함께 전시하고 있다. 사진기자로 현장의 참상을 담았던 나경택 사진기자의 사진(금남로시위차량, 전남도청앞 시신운반, 피흘리는 부부 등 8점)도 당시의 상황을 전하고 있었다. 김준태 시인이 썼던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의 시를 실은 당시의 신문(검열본과 출판본)과 취재기자들의 현장증언을 전하는 검열본 지면도 전시되었다. 이와 함께 영화 ‘택시운전사’를 촬영하던 때의 영화스틸사진 18장, ‘특파원 리포트’ 등 당시 상황을 기록한 책 6권도 있었다.

      한편, 고 힌츠페터씨의 부인 브람슈테트 여사는 지난 17일 한국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뒤, 윤장현 광주시장 앞으로 서신을 보내왔다.

      브람슈테트 여사는 서신에서 “남편은 항상 옳은 것을 추구하는 정의로운 사람이었다”며 “광주시가 남편의 사진과 영상전시전을 개최한다는 소식에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5·18민주화운동은 불의에 맞서 시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 저항했던 의로운 항쟁으로, 광주만의 사건이 아닌 민주주의와 인류보편적 가치를 위해 싸웠던 중요한 시민운동”이라며 “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보여주는 영화가 한국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을 보았다면 남편도 고맙고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고 광주 5·18현장을 탐방하려는 외지인들을 위해 ‘광주로 갑시다’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했다. 오는 22일부터 9월3일까지다.

      택시투어는 광주송정역과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다.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하루 10회 운행한다. 택시는 5대를 운행, 택시운전사가 운전과 해설을 맡기로 했다. 신청은 광주문화재단(062-670-7483)에 하면 된다. 버스는 하루 2회 운행한다. 오전9시, 오후 2시 각각 출발한다. 전문해설사가 동행한다. 신청은 광주관광협회(062-233-3399).
      권경안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전 개막식장. 21일 오후 광주시청 1층에서 윤장현 광주시장과 당시 택시운전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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