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정치] 겉과 속 다른 文 지지율

입력 2017.08.21 03:13

홍영림 여론조사 전문기자
홍영림 여론조사 전문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80%를 넘나들고 있다. 지지자조차 "이 정도로 높을 줄 몰랐다"고 한다. 고공 행진하는 지지율은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국민 10명 중 8명에게 지지를 받는 정부는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실시한 각 조사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었다. 첫째, 총론과 각론의 평점 차이가 컸다. 갤럽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78%였다. 국정 분야별로는 긍정 평가가 복지 65%, 경제 54%, 안보 53%, 교육 35% 등 모두 대통령 지지율보다 낮았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의미다. 둘째, 대통령 지지자 중에는 적극적 지지자보다 소극적 지지자가 더 많았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한다'는 응답은 '매우 잘한다'와 '대체로 잘한다'로 구분된다. 각 조사에서 33%와 46%(한국리서치), 36%와 48%(엠브레인), 35%와 49%(중앙일보 조사팀) 등이었다. '대체로 잘한다'는 소극적 지지자가 50%에 육박했다. 이들 상당수는 대선에서 반기문→황교안→안희정→안철수 등으로 표심을 계속 바꾼 부유표(浮遊票)였다. 문 대통령에 대해서도 이들의 마음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셋째, 최근 여론조사 응답자에는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찍은 사람이 지나치게 많이 포함돼 있었다. 각 조사에서 대선 때 투표한 후보를 묻자 전체 응답자의 과반수가 문 대통령이라고 했다. 칸타퍼블릭 56%, 엠브레인 55%, 중앙일보 조사팀 53%, 한국리서치 51% 등이다. 지난 대선 투표자(최종 투표율 77%) 속에서 문 대통령 득표율이 41%였다. 투표 불참자를 포함한 전체 유권자 기준으로는 문 대통령 투표자가 32%였다. 즉 여론조사 응답자 1000명 중에는 문 대통령 투표자가 320명이어야 하지만 510~560명으로 20%포인트가량 더 많았다. 조사 회사 관계자들은 "여론조사 전화를 하면 문 대통령 투표자는 적극적으로 응하지만 홍준표·안철수 후보 투표자는 많이 끊는다"고 했다. 자신의 의견이 다수가 아니라고 느끼면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이른바 '침묵의 나선(螺線)' 현상이다.

과다 측정된 수치를 감안하면 문 대통령 지지율은 60% 안팎이다. 전임 대통령 6명의 취임 100일 지지율 평균(53%)보다 낫다. 여권에선 "탈권위·소통 행보와 착실히 준비한 정책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것을 충족하려고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과거 정부 실패를 교훈 삼아 지지율 관리를 잘했다는 것이다. 반면 "복지 퍼주기와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 인기를 끌고자 무책임한 정책을 일삼는 포퓰리즘이 지지율 고공 행진의 일등 공신"이란 평가도 있다. '지지율 관리'는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핵심이고 '포퓰리즘'은 국민을 현혹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통령 지지율에 대해 어느 쪽 평가가 맞는지는 멀지 않은 장래에 판명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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