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의 명성을 되찾는다

    입력 : 2017.08.17 14:47

    판소리 하면 단연 전라도다. 그러나 여기에는 반전이 있다. 조선시대에 소리꾼의 등용문으로 일컬어지는 판소리경연대회인 전주대사습놀이(당시에는 대사습)에서 장원을 한 명창은 거쳐야 할 관문이 있었다고 한다. 경상감영의 선화당에서 소리를 해서 인정받아야 하는 절차가 불문율로 존재했다. 그런 뒤에 비로소 소리꾼으로 대접받는다는 이야기가 판소리계에서 전해져 온다. 즉 전라도에서 공부한뒤 경상도에서 발판을 마련하고 비로소 서울에서 명창이 된다는 말이다.
    당시 “경상감영에서 소리를 해 좋은 평가를 받은 명창에게 경상감사가 가왕(歌王) 칭호를 부여했다고 그러고서야 비로소 궁궐에서 소리할 수 있는 어전명창(御殿名唱)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라는 역사적 사실도 있다.
    이 때문에 경상감영 선화당은 일종의 판소리 등용문이었고, 한가닥 한다하는 전국의 소리꾼들은 이곳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동편제의 최고봉이자 당대의 명창 송흥록도 이 무대에 섰다가 핀잔을 받고 나중에 더욱 정진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대구·경북에서 활동한 주요 명창들의 면모를 보면 송흥록을 비롯 박기홍, 서편제의 유성준과 김창환, 박지홍과 그의 제자 박동진 등이 거론된다. 강소춘, 김초향과 김소향 자매, 김추월, 박녹주, 이소향, 임소향, 박소춘, 박귀희 등은 특히 대구경북 출신 여류명창이어서 경상도의 판소리 저력은 단단하다. 그러나 지금은 겨우 명맥만 이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판소리에서 만만찮은 자리를 차지해왔던 경상감영 선화당의 영광을 재연하는 한편 과거 동편제 중심이었던 영남지역 판소리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소리 한마당 행사가 대구 경상감영공원에서 열린다.
    사단법인 영남판소리보존회(회장 이명희·대구무형문화재 제8호 판소리 예능보유자)는 26일과 27일 이틀 간 경상감영공원에서 ‘영남소리제전’을 연다.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전국판소리경창대회’. 2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열리는 경창대회는 차세대 명창을 발굴, 영남지역의 판소리 축제에 참가하도록 하자는 것이 그 취지다. 참가자격은 전국대회 판소리경연대회의 상위 입상자들로 만만치 않다. 2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원에게는 ‘가왕’ 칭호가 주어지는 등 총 5명을 선발한다. 이들에게는 장학금(상금)과 함께 여러 판소리 공연에 참가할 수 있는 특전도 주어진다.
    경창대회에 이어 오후 7시부터는 국악계의 명인, 명창들이 참가하는 명품국악공연이 펼쳐진다.
    여기에는 명창 이명희를 비롯 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인 명창 안숙선, 이난초, 박애리, 남상일, 왕기철, 김대균, 왕기석, 임현빈, 이태백, 강은영, 손혜영, 백경우 등 30여명의 유명 국악인들이 참가해 그야말로 명품공연을 선보인다. 사회는 남상일과 박애리가 맡는다.
    이에 앞서 26일 오후 2시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는 ‘판소리 대구에서 꽃피다’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가 열린다. 판소리의 근간을 이룬 대구의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경상감영 선화당, 징청각과 판소리의 연관성, 영남지방의 판소리를 꽃피우던 시대적 상황을 학술적으로 재조명한다.
    공연문의는 (053)793-9535 또는 e-메일 ynpansori@naver.com으로 하면된다.
    /대구=박원수 기자
    /영남판소리보존회 제공 영남판소리보존회 회원들이 영호남교류 남도민요발표회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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