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정규직 전환 심의委, 문자폭탄·항의방문에 몸살

조선일보
  • 주희연 기자
    입력 2017.08.17 03:04

    [임용준비생·학부모 반발에 회의 비공개로 전환]

    "회의 장소 알려지면 집회 우려, 전날밤 공지… '007작전' 같다"
    임용고시생들 "밀실 합의" 비판, 기간제교사는 "제발 전환" 문자
    영어전문강사 등 심의대상 5만명

    지난 8일, 12일 두 차례 회의를 연 교육부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심의위)는 앞으로 일정과 안건 등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 요구와 반발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심의위원들 간에 공개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지만, 사안이 너무 민감해 심의위 전 과정을 비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심의위의 한 위원은 "회의 장소를 전날 밤에 알려주고 회의 자료도 집에 가져가지 못할 정도로 극비에 부치는 등 마치 '007작전' 같다"고 말했다.

    "회의가 007작전 같다"

    심의위원장인 류장수 부경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너무 복잡하고, 당사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시간과 장소를 공개할 경우 이해당사자들이 집단으로 찾아와 시위를 하는 등 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비공개로 하지만 이번 주부터 각 이해당사자들을 회의에 불러 의견을 청취하는 등 필요한 모든 절차를 거쳐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임용 준비생들과 학부모들은 심의위 위원들의 휴대폰이나 메일 등에 "기간제 교사·강사 정규직 전환을 결사반대한다"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한 위원은 "이번 주부터 '기간제 교사·강사의 정규직화를 반대한다'는 문자 폭탄이 날아오고 있다"며 "온라인에 공개된 대표 메일로는 이미 700통이 넘게 오고, 사무실·개인 휴대폰으로도 전화가 빗발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실망했다' '교육 망친다' 등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직접 사무실로 찾아와 의견을 피력하는 이들도 있다. 한국교총은 "기간제 교사와 강사의 경우 처우·근로조건의 개선 대상이지 정규직 전환 논의 대상은 아니다"며 "현행 교사 임용 체제를 뿌리째 흔들고 예비교사와 임용 고시생 등 수많은 사람의 기회마저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다. 반면 기간제 교사·강사들은 "우리는 정규직 전환에 하자가 없다"며 "제발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달라"며 읍소하는 문자·메일을 보내고 있다.

    심의위의 비공개 방침에 임용 준비생들은 "심의위가 밀실 합의를 하려고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교대생들이 모인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은 16일 정부 세종청사 교육부 정문 앞에서 '심의위 비공개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교대련은 "교육부가 심의위 구성과 일정, 안건 등을 묻는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않고 있다"며 "예비 교사를 논의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심의위를 비공개로 추진 중인 교육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중등 임용 준비생들 역시 심의위원, 교육부, 각 시·도교육청,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의원 등에게 조직적으로 민원을 넣고 있다. 교원 단체인 실천교사모임은 이날 논평을 내고 "공정하고 투명한 공무원 공채 방식과 국가 자격증 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다문화 언어 강사 등 심의 대상에

    교육부 정규직 전환심의위 심의 대상 정리 표

    심의위는 일단 기간제 교사와 스포츠·영어 전문 강사를 포함해 산학 겸임 교사(특성화고 등에서 기술을 가르치는 인력), 교과교실제 강사(교과별 교실에서 강의하는 강사), 다문화 언어 강사, 유치원 돌봄교실 강사, 유치원 방과 후 과정 강사 등을 정규직 전환 심의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국립대학에서 일하는 청소 노동자들도 심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심의 대상에 들어갔다고 해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학교 비정규직은 대상 규모가 워낙 큰데, 이와 관련한 이해당사자들 역시 많다"며 "이들이 서로 비타협적인 입장이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결론을 내리든 엄청난 저항이 예상돼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심의위 분위기가 살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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