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연내 정규직 전환' 밀어붙이다 갈등 격화

    입력 : 2017.08.16 03:13

    [대통령과 약속 때문에… 임시법인 설립, 3300여명 정규직 채용 추진]

    용역 23개사와 계약 해지" 지시
    협력사들 반발… 법정 분쟁 우려

    인천공항 협력사 연도별 계약 종료 현황
    인천공항공사가 대통령 앞에서 약속한 '연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달성하기 위해 무리하게 협력사들과 계약 해지를 추진해 대규모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11일 협력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있는 각 부서에 "현재 운영 중인 1터미널과 연내 문을 열 2터미널에서 모두 업무를 담당하기로 한 23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2터미널 업무는 하지 않는 것으로 계약을 변경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인천공항공사는 2터미널에서만 업무를 담당하는 협력사와도 계약해지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협력사마다 다르긴 하지만 계약 기간이 최장 2020년까지 3년 남아 있는 협력사도 있다. 대신 인천공항공사는 이달 말까지 '임시 법인'인 ㈜인천공항운영관리를 설립해 2터미널에 근무할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사실상 2터미널 관련 업무를 포기해야 하는 협력사들은 반발할 수밖에 없다.

    인천공항공사 안팎에서는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공항을 방문했을 때 '연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기 때문에 무리하게 계약 해지 등을 추진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공항공사 노동조합은 지난 14일 "(공항공사가) 용역 발주 부서의 실무자들에게 법적 분쟁과 징계 사유에 해당할 수 있는 아웃소싱 계약 변경을 강요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노조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도 '파견·용역 비정규직 근로자는 현 업체와 계약 기간 종료 시점에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하고 있다"며 "정규직 전환을 독단적으로 공언한 사장이 책임을 지고 애꿎은 직원들을 희생양으로 삼지 말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정일영 사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새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 과제 중 하나"라며 "직원들에게 책임을 부담케 한 것이 아니며 불필요한 오해와 왜곡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현재 인천공항공사는 정부의 '외주화 지양' 방침에 따라 지난 6월 7일부터 2터미널에서 일할 인력을 협력사를 통해 신규 채용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국토교통부가 "2터미널은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 이전에 문을 연다"는 방침을 확고히 하면서 2터미널에서 일할 인력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공항공사가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할 수는 없고, 연내 2터미널은 문을 열어야 하는 상황에서 필요 인력 3300여명을 임시 법인을 통해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고육책을 낸 것이다.

    연내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결국 1·2터미널 전체 60여개 분야 용역에서 협력사와의 계약을 변경·해지해야 하는데 이 과정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공사 측은 "협력사들이 남은 계약 기간을 보장해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계약 해지 시 잔여 계약 기간 이윤 전액과 별도의 위로금 보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법적 분쟁이 발생하면서 2터미널 개항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토부 담당 부서에서도 인천공항공사의 이 같은 상황을 지난 11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공사 전 사장인 박완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규직화를 추진해야 한다면 국민 안전 등 공공성이 강한 부분부터,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순리대로 하는 것이 맞는다"며 "정규직 전환으로 2터미널 인력 수급 계획이 흔들리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전에 정상 개항이 가능할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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