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5일 시바야마 마사히코(柴山昌彦) 총재특별보좌관을 야스쿠니신사에 보내 "참배할 수 없어 미안하다"는 뜻을 신사 측에 전하고, 자기 대신 참배하고 공물 대금을 내도록 했다.

아베 총리는 재집권에 성공한 지 만 1년이 되던 2013년 12월 26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한·중 등 아시아 피해 국가와 미국 정부의 반발을 샀다. 이후 아베 총리는 본인이 직접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는 대신, 일본이 패전한 8월 15일에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대리인을 시켜 대리 참배와 시주를 하고 있다.

올해도… 日王은 “과거반성” 아베는 침묵 - 15일 일본 종전일(패전일)을 맞아 도쿄에서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한 아베 신조(왼쪽) 총리가 추도사를 낭독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는 것을 아키히토 일왕 내외가 바라보고 있다. 아키히토 일왕은 이날 “과거를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반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했지만 올해도 전쟁 가해(加害) 사실을 언급하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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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야마 보좌관은 이날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뒤 기자들에게 "아베 총리가 '확실히 참배하기 바란다'고 했다"면서 "총리의 지시에 따라 일본 제국을 위해 희생한 선인을 위령하고 평화에 대한 마음을 새로이 했다"고 말했다.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서는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뿐 아니라 일본 국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적지 않다. 시바야마 보좌관이 이날 야스쿠니신사 방명록에 '자민당 총재 아베 신조'라고 적고 "사비로 시주했다"고 강조한 것도 그런 비판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익 성향이 강한 초당파 의원들로 구성된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여야 의원 수십명은 단체 참배를 했다. 이들은 매년 종전기념일과 야스쿠니신사 봄·가을 제사 때 신사를 참배하고 있다. 야스쿠니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여명의 위패를 보관하고 있다. 2차 대전 당시 침략을 주도한 A급 전범들도 합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