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시신 신고자, 정부에 "보상금 1억 달라" 소송냈지만 패소

입력 2017.08.14 09:46

유병언 수배전단.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수사 당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신고자가 정부를 상대로 1억원의 보상금 청구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당시 신고자가 ‘신원을 알 수 없는 변사자’로 신고해 유 전 회장임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보상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8단독 유영일 판사는 박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1억원의 신고보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박씨는 2014년 6월 12일 전남 순천시에 있는 자신의 매실 밭에서 부패한 상태로 놓여있는 시신 1구를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당시 박씨가 발견한 시신은 검은색 계통의 겨울 옷을 입고 흰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부패가 심해 얼굴을 알 수 없었다. 시신 옆에 놓인 가방에는 술병들과 속옷, 양말 등이 있었다.

박씨는 시신을 ‘신원을 알 수 없는 변사자’라고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 역시 부패 정도가 심해 신원을 파악하지 못하고 부검과 감정 등을 거쳤다. 그 결과 40여 일 뒤인 그해 7월 22일에서야 시신이 유 전 회장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박씨는 “신고 당시 사체의 신원을 알지 못했지만, 사후에 유 전 회장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이상 정부가 내건 보상금 가운데 일부를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정부는 당시 유 전 회장을 지명수배하며 5억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유 판사는 “현상 광고에서 보상금 지급의 전제가 되는 행위는 유병언을 신고하는 것”이라며 “(보상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신고 대상이 유병언이거나 그렇게 볼 합리적 개연성이 있다는 점을 신고자가 인지하고 이를 수사기관에 밝혀서 제보하는 행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변사자가 유병언이라거나 그렇게 볼 합리적 근거가 있다는 점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며 “박씨의 신고가 유병언을 신고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신고 이후 사후적으로 신원이 밝혀졌다고 해도 변사자 신원을 파악하기 위한 수사·행정기관의 일반적 후속 절차의 결과”라며 “A씨가 별도로 제보한 단서 등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닌 사후적 신원 확인 결과만으로 지정된 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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