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섭의 BASE]'2인자' 이호준의 조용한 은퇴투어에도 박수를

  • OSEN

    입력 : 2017.08.14 05:12


    [OSEN=한용섭 기자] # 2015년 6월로 기억된다. 이호준은 개인 통산 299홈런을 치고 300홈런에 한 개 남겨두고 있었다. 300홈런 이야기를 꺼내자 이호준은 "이승엽은 400홈런을 치려고 하는데, 내 300홈런은 묻히겠다"고 특유의 입담을 자랑했다. 

    6월 3일 이승엽은 포항 롯데전에서 KBO 최초로 400홈런 대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보름 뒤, 이호준은 6월 18일 수원 kt전에서 300홈런을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8번째. 최고령(39세 4개월 10일) 300홈런이기도 했다.

    # 한 해 앞선 2014년 10월초였다. NC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과 관련해 인터뷰 도중 이호준은 은퇴 이야기를 살짝 꺼냈다. 당시 이승엽은 "앞으로 3년은 더 뛰고, 은퇴 전에 2000안타는 꼭 달성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호준은 "2000안타라, 3년을 더 뛰겠다는 건가. 지금 나랑 몇 개 차이 안 나던데, 승엽이는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동반 2000안타 세우고 함께 은퇴하면 되지 않나'라고 건네자, 이호준은 "2000안타 하려면 3년을 풀타임으로 더 뛰어야 한다. 나는 이미 포기했다"며 "나는 이승엽과 비교할 바가 안 된다. 나는 마이크를 잡고 싶다"고 껄껄 웃으며 말했다.

    3년의 시간이 흘렀다. '국민타자' 이승엽(41•삼성)은 자신의 말대로 올해를 끝으로 은퇴한다. 2000안타는 일찌감치 지난해 달성했고, KBO리그 최초 4000루타, 1300득점, 450홈런 등 각종 대기록을 세우고 자신의 기록을 늘려가고 있다. KBO리그의 전설이 떠나가는 것을 모든 야구팬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그의 한 경기, 한 타석이 모든 이에게 소중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KBO는 떠나는 전설을 위해 최초 은퇴투어를 마련했다. 지난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스타트를 끊었다. 한화는 한국 프로야구의 레전드를 위해 '과하지도 않고 의미있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기념식에서 이승엽은 보문산 소나무 분재와 베이스, 현판을 선물 받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앞으로 이승엽은 상대팀과의 원정 마지막 경기에서 기념식을 갖고 은퇴투어를 계속하게 된다. 오는 18일 수원 kt전, 23일 고척 넥센전 등이 기다리고 있다.

    '2인자' 이호준(41•NC)도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한다. 둘은 나이는 같지만, 2월생인 이호준이 1년 먼저 프로에 입단했다. 이호준(1976년 2월 8일 생)은 1994년에 해태에 입단, SK를 거쳐 NC에서 뛰고 있다. 

    이승엽(1976년 8월 18일 생)은 1995년 삼성에 입단해 일본프로야구에서 8년(2004~2011년)을 뛰고 2012년 삼성으로 다시 돌아왔다. 40세의 나이에도 3할 타율 27홈런을 기록하는 등 관록을 자랑했다. 앞으로 깨어지지 않을 기록들을 많이 남겼다. "이승엽과 비교가 안 된다"는 이호준의 말처럼 비교 할 선수가 없다.

    그렇지만 이호준도 각종 기록을 남겼다. 최고령 300홈런, 1000타점, 2000경기 출장 등 이정표를 세웠다. 14일 현재 1859안타, 1249타점, 332홈런을 기록 중이다.

    NC는 지난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SK와 시즌 마지막 원정 경기를 치렀다. SK에서 13년을 뛴 이호준을 위해 SK는 경기 전 고별사 시간을 마련했다. 전광판에 이호준의 SK 시절 영상이 나오자, 이호준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SK는 작으나마 뜻깊은 시간을 이호준에게 안겨줬다. 이호준은 "인천에서 십여년 동안 좋은 일도 많았고, SK행복드림구장이 새로 생겨서 정말 좋았던 기억이 난다.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울컥했다.

    13일 잠실 NC-두산전이 비디오판독 끝에 두산의 끝내기 승리로 끝난 후, 두산 오재원은 이호준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두산은 전광판에 '꽃길만 걸으세요'라는 문구를 띄웠다. NC의 올 시즌 마지막 잠실 두산전이었다. 

    이호준이 데뷔한 KIA의 홈구장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던 잠실구장에서 마지막 경기 때는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선수로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2인자' 이호준의 은퇴투어에도 조용한 박수갈채를 보내고 싶다.

    # 덧붙이는 글: 이승엽의 마산 NC 원정의 은퇴투어는 9월 15일로 예정돼 있다. 이에 앞서 NC는 9월 5~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과 마지막 원정을 치른다. 삼성이 이호준을 위해 의미있는 시간을 마련한다면 서로 훈훈한 장면이 되지 않을까. /orange@osen.co.kr

    #이호준의 마지막 원정 경기
    8월 15~16일  광주 KIA
    8월 19~20일  고척 넥센
    8월 22~23일  잠실 LG
    8월 29~30일  수원 kt
    8월 31일~9월 1일  부산 롯데 
    9월 5~6일  대구 삼성
    9월 9~10일  대전 한화
    *SK와 두산은 이미 종료.


    • Copyrights ⓒ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