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新문화' 은퇴 투어, 차기 영예의 주인공은?

  • OSEN

    입력 : 2017.08.14 05:49


    기대와 염려가 공존했던 은퇴 투어가 드디어 그 첫 삽을 뗐다. 지난주 한화의 '이승엽 배웅'은 의미와 감동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과연 이승엽의 뒤를 이어 은퇴 투어의 영예를 누릴 후보는 누가 있을까.

    지난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와 삼성의 경기는 역사의 첫 페이지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KBO와 10개 구단은 '이승엽 은퇴 투어'에 잠정 합의했다. 올 시즌까지만 선수 생활을 잇겠다는 '예고 은퇴 시즌'. 한국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이승엽을 이대로 보내지 않겠다는 각오가 만든 결과다.

    메이저리그에서만 보던 은퇴 투어는 결국 지난주 한국 무대에서 첫 선을 보였다. 한화는 보문산의 상징이자 대전의 시목인 소나무 분재를 그에게 안겨줬다. 또한, 이승엽이 수 천 번도 더 밟은 베이스를 비롯해, 그 베이스를 밟으며 만들어낸 기록 현판 등을 선물했다. "홈 팬들의 정서를 고려해 과하지 않으면서도 서운하지 않은 행사를 치른다"는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결과였다.

    또한, 이호준도 조용한 은퇴 투어를 치르고 있다. 역시 이승엽과 함께 은퇴를 선언한 이호준은 9일 인천 SK전서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SK에서 13년간 활약한 이호준은 신생팀의 상징 역할을 십분 수행했다. SK 구단 측은 그야말로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이호준의 활약상을 전광판으로 상영했고, 꽃다발 증정식이 있었다. 소박하지만 역시 감동이 있었다.

    이제 시선은 다음 세대에 쏠린다. 여전히 KBO리그의 역사를 쓰고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그렇다면, 그들의 마지막 역시 고민해봐야 하는 대목이다. 이승엽이 이견없는 1호 은퇴 투어 주인공이 될 수 있던 건 기록과 상징성 모두에서 최고였기에 가능했다. 먼저 기록을 살펴보자.

    현역 선수 최다 홈런 기록은 이승엽(462홈런), 이호준(332홈런)이 보유 중이다. 그 바로 아래가 이범호(299홈런)다. 이범호는 올 시즌도 77경기서 16홈런을 때려내며 300홈런 고지에 하나만을 남겨뒀다. 이범호가 만일 홈런 한 방만 더 추가한다면 역대 9번째로 300홈런 고지에 오르게 된다. 현역 선수 중에서는 3위. 공교롭게도 이승엽과 이호준 모두 올 시즌 후 은퇴하기에 이듬해부터는 이범호가 현역 홈런 1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현역 최다 안타의 주인공 박용택(LG)도 자격은 충분하다. 박용택은 통산 1902경기서 타율 3할9리, 191홈런, 1035타점을 기록 중이다. 그가 때려낸 2183안타는 현역 1위이자 양준혁(2318안타)에 이어 2위. 그가 양준혁을 넘기까지 135안타가 필요하다. 박용택의 페이스라면 내년 시즌쯤 충분히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승엽의 상징성에 도전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아무래도 대표팀에서 활약이 중요한 잣대가 될 텐데, 이대호(롯데)와 김태균(한화)은 빼놓을 수 없다. 이대호는 이승엽의 '합법적 병역브로커' 역할을 이어받고 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을 제외한 전 대회에서 대표팀 중심타선을 지켰다. 2008 베이징올림픽 당시 9경기서 3홈런, 10타점으로 신호탄을 쐈다. 2008년 이후 대표팀 최다 홈런. 내야수 가운데 최다 출장 기록 보유자다.

    김태균도 의미가 있다. 지난해부터 올 시즌까지 86경기 연속 출루로 국내 기록은 물론 미일 프로야구 기록도 넘어섰다. 김태균은 이대호와 마찬가지로 해외 진출 시기를 제외하면 한 팀에서만 뛰었다. 원 클럽맨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하다.

    물론 이승엽과 이호준을 끝으로 은퇴 투어 문화가 사라질 수도 있다. 만일 언급된 이름들이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지 못한다면, 인위적인 은퇴 투어는 굳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은퇴 투어의 효시 메이저리그에서는 시대를 풍미했던 레전드들에게 마지막 추억을 선사했다. 데릭 지터, 마리아노 리베라, 치퍼 존스, 칼 립켄 주니어 등. 명문화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두 전설적인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굳이 KBO 측에서 나서지 않더라도, 이호준의 경우처럼 구단이 자진해서 행사를 준비하는 것도 의미있다. 첫 삽을 뗀 은퇴 투어가 시작과 동시에 사라질지 지켜볼 일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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