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괌에 축하 보낸 트럼프

    입력 : 2017.08.14 03:16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보다 더 사랑한다는 마러라고 리조트는 원래 남의 소유였다. 30여년 전 트럼프는 이 리조트를 보고 한눈에 반했다. 그러나 주인이 비싼 값을 요구하며 팔려 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머리를 돌렸다. 리조트 앞 해변을 사들인 뒤 주변 경관을 망칠 끔찍한 건물을 짓겠다고 협박했다. 리조트 가치가 계속 떨어졌고 결국 트럼프는 헐값에 살 수 있었다. 전형적인 악덕 사업가 수법이었다. 트럼프는 이 일화를 감추긴커녕 두고두고 무용담처럼 자랑했다.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와 56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이 주로 말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30분쯤 지난 뒤 트럼프가 갑자기 한·미FTA 문제를 꺼냈다. 그리고는 20여분간 FTA 얘기를 주도했다. 한국 최대 관심사인 북핵 문제는 주로 듣기만 하고 난데없이 돈 얘기를 꺼냈다. 장사꾼 스타일이었다. 그는 석 달 전엔 '10억달러 사드 청구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동맹은 동맹, 돈은 돈이라는 식이다. 

    [만물상] 괌에 축하 보낸 트럼프
    ▶이런 트럼프가 그제 괌 주지사에게 전화해 "축하한다"고 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괌은 북한의 타격 협박으로 주민들에게 대피 요령이 전달되는 등 긴장 상황이다. 여기에다 대고 북핵 덕에 세계의 이목을 끄는 등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으니 잘된 일 아니냐고 한 것이다. 트럼프는 "괌의 관광이 10배는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상갓집을 향해 춤추라고 한 격이다.

    ▶한없이 가벼운 트럼프의 말을 더욱 위험하게 하는 것이 전파력이 막강한 트위터다. 그는 중요한 말을 트위터를 통해 시도 때도 없이 쏟아낸다. 트위터로 정적(政敵)을 공격하고 비판 언론을 몰아붙인다. 안보 이슈도 트위터를 통해 여과 없이 발신된다. '핵 능력 강화'를 밝힌 트위터로 전 세계를 뒤집어놓은 적도 있다. 트위터로 미군에게 명령을 내린 적도 있다. 곤란해진 미 합참은 '미군은 트위터로 명령을 받은 적이 없다'는 뜻을 밝혀야 했다. 이러다 선전(宣戰)포고를 트위터로 할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트럼프가 쓴 '거래의 기술'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논란을 일으키는 건 장사가 된다.' 논란거리를 만들어 협상력을 극대화시킨 뒤 이익을 취하는 게 그의 일관된 전략이다. 북한 문제도 그런 생각으로 다루는 걸까. 그의 '화염과 분노' 발언도 참모들과 협의 없이 혼자서 즉흥적으로 한 말이라고 한다. 지금 세계 금융이 영향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對) 김정은'이란 구도 자체가 우리뿐 아니라 세계를 불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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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악관, 트럼프 백인우월주의 묵인에 민심 달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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