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말 5년 뒤에 나라 살림 어떻게 되는가

      입력 : 2017.08.14 03:20

      취임 100일도 안 된 문재인 대통령이 가는 곳마다 수조, 수십조원씩 드는 포퓰리즘 정책을 발표해 그 돈만 벌써 100조원에 육박한다. 취임 직후 인천공항공사를 찾아가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제로(0)'를 약속한 것을 시작으로, 요양원을 찾아가서는 1조8000억원 넘게 드는 '국가 치매 책임제'를 발표했다. 소방서 가서는 소방 공무원을 늘리겠다고 했다. 소방 공무원 포함해 공무원 17만4000명을 늘리는 데 최소 8조2000억원이 든다고 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소요 예산조차 밝히지 않았다. 공정률이 28.8%나 되는 신고리 원전 5·6호기를 중단하면 최소 2조6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장래에 전기료 인상은 반영 안 된 금액이다. 내년 최저임금을 16.4% 올리면서 민간업체 직원 월급에 국민 세금 3조원을 대준다고 한다.

      지난주에는 30조6000억원 드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발표했다. 의료 모럴 해저드가 번지면 이 액수는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고령화에 대비해 아껴둔 건강보험 재정 21조원 가운데 절반을 털고, 건강보험료도 인상될 것이다. 모자라는 돈은 국민 세금에서 메워야 한다. 문 대통령은 기초연금을 월 30만원으로 인상하는 법률 개정도 지시했다. 같은 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약 90만명 늘리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 정부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기초연금 인상에 21조8000억원, 기초수급자 확대에는 10조원이 든다. 매년 국방 예산도 7~8%씩 증액하겠다고 했다. 아동수당 신설, 사병 월급 인상 등 수조원 이상이 드는 일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마치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 듯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정책들은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다. 한번 준 복지를 다시 회수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 정부는 어떻게 넘어갈 수 있을지 몰라도 5년 후, 10년 후면 국민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공무원 증원만 해도 국회 예산정책처 계산에 따르면 5년간 28조원 들고, 30년 근속 기준으로는 350조원이 든다. 지금 700만명쯤 되는 65세 이상 고령층이 2020년이면 813만명, 2033년이면 1400만명으로 불어난다. 기초연금이나 건강보험을 지금처럼 운영해도 비용은 절로 늘어난다. 그걸 기초연금 50% 증액하고 건강보험 보장성을 급격하게 확대하니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미 빠른 고령화로 재정에는 빨간불이 켜져있다. 건강보험은 내년에 적자로 전환되고 이 정부 끝난 직후인 2023년에는 적립금이 다 소진된다.

      지금도 나라 예산의 3분의 1이 복지 지출로 나간다. 지금 수준의 복지만으로도 연평균 지출이 5조6000억원씩 늘어나 2065년이면 정부 예산의 70%를 복지에 써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반면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니 나라 세수는 2065년이면 지금보다 28%가량 쪼그라든다. 장차 국민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정책을 남발하면서 철밥통 노조를 설득해 노동시장을 개혁하는 일, 규제를 풀어 신산업을 육성하는 일, 세금 먹는 공무원 연금을 개혁하는 일 등 인기 없는 정책엔 손도 대지 않는다. 높은 정치 인기 뒤에서 나라 살림이 골병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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