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찰, 위안부 모집과정 '유괴'로 판단해 수사…당시 문서 공개

    입력 : 2017.08.13 14:01

    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장이 공개한 '시국 이용 부녀자 유괴 피의사건' 문서./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장 제공
    위안부 모집과정을 목격한 일본 경찰이 군(軍)의 개입 여부를 알기 전까지 당시 상황을 ‘유괴’로 인지하고 조사했다는 내용 등이 담은 일본 경찰 문서가 나왔다.

    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 소장은 13일 이 같은 내용들이 포함된 관련 문서를 공개했다. 이는 1938년 2월 7일 일본 와카야마현(和歌山) 경찰부장이 내무성 경찰국장에게 보낸 ‘시국 이용 부녀 유괴 피의사건’ 문서.

    이에 따르면, 이 문서는 ‘소와13년(1938년) 1월 6일 오후 4시 와카야마현 후미사토(文里) 음식 상가에서 거동이 좋지 못한 남성 3명을 발견했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후미사토 수상파출소 순사가 주의를 기울이자, 남성 2명은 “의심할 것 없다. 군부로부터 명령을 받아 황군위안소에 보낼 작부를 모집하고 있다. 3000명을 요구받았고, 지금까지 70명을 육군 군함에 실어 나가사키 항에서 헌병들 보호 아래 상해로 보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와있다.

    또 문서에는 이후 정보계 순사가 이들을 수사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여성들에게 ‘돈을 많이 주고, 군을 위문하기만 하면 음식 등을 군에서 지급한다’는 방식으로 ‘유괴(誘拐)’한 혐의가 있다”면서 이들 3명을 피의자(被疑者)라고 지칭하며 신분과 이름을 기록해 놓은 것.

    이 문서가 내무성으로 보내진 열흘 뒤 나가사키 경찰서 외사경찰과장은 와카야마 경찰서로 답신을 보낸다.
    나가사키 외사경찰과장의 답신 내용./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 소장 제공
    답신에는 “부녀자 유괴 사건은 황군 장병 위안부 모집에 관한 것”이라며 “상해에 있는 영사관에서 앞서 나가사키 수상경찰서에 이런 내용을 통보하기도 했다”고 적혀있다. 또 “본국에서뿐만 아니라 조선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위안부를) 모집하고 있으니 증명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편의를 봐주라”는 내용도 담겨있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군부와 영사관이 개입한 사실을 알기 전에는 일본 경찰도 위안부 모집과정을 보고 ‘범죄’로 판단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자국에서조차 위안부를 동원하려고 ‘유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했는데 조선에서는 어떻게 동원했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뒷받침할 증가가 없다고 매번 발뺌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언행이 아닐 수 없다”며 “일본 정부는 과거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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