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북핵 해법, '北·美 대화'보다 '美·中 외교'…韓목소리도 중요"

    입력 : 2017.08.13 10:30

    美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 통해 이 같이 밝혀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조선일보DB
    미국 외교계 거두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12일(현지시각) 북핵 해법과 관련해 미·북 직접대화 보다는 미·중 외교에 주력하라고 조언했다.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이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워싱턴과 베이징의 협력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본질적인 선결조건”이라며 “아시아 지역의 핵무장을 막는 건 미국보다 중국에 더 큰 이해가 걸린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보유는 단순히 미국 안보를 넘어 동북아 지정학을 바꾸는 변수”라면서 “동시에 북한 정권 붕괴는 중국 사회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의 협력은 반세기 넘는 한반도의 교착상태를 풀어가는 최고의 방법”이라며 “구체적인 행동을 담은 미·중 공동성명을 통해 평양을 더욱 고립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특히 “한국과 일본도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야 한다”면서 “특히 한국보다 더 직접적으로 연관된 나라는 없다. (한국은) 중요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대안으로 꼽히는 ‘북·미 직접대화’와 관련해선 “미국으로서는 최소한의 이익만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이라고도 밝혔다.

    연일 대북 강경발언을 쏟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꺼낸 ‘군사 옵션’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미군 단독의 선제타격은 중국과의 충돌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고 가급적 발언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또 “비핵화의 중간단계로 ‘핵실험 중단(핵동결)’을 요구하는 것은 이란식 접근법의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이라며 “단계적 접근법은 북한의 핵 개발 능력을 감퇴시킬 수 있다는 전제에서만 유효하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중국통(通)’ 인사로 꼽히는 키신저 전 장관은 최근 드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핵심 참모들에게 “북한 정권의 붕괴 이후 상황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사전 합의하면 북핵 해결에 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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