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 말은 위협 아닌 진짜"… 취임회견 이후 첫 자발적 회견

    입력 : 2017.08.12 03:02 | 수정 : 2017.08.12 07:08

    [한반도 긴장 고조]
    '北위협 심각' 판단한 트럼프, 긴급 안보회의 갖고 기자회견

    트럼프 "北, 정신 차리지 않으면 이라크처럼 고통을 겪게 될 것"
    NYT "국제법상 선제공격하려면 상대가 임박한 공격 징후 보여야"
    CNN "4월 시리아 공습 때처럼 대통령 '무력사용권'으로 충분"

    10일(현지 시각) 오후 2시 20분 미국 뉴저지주(州)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함께 기자들 앞에 섰다. 그는 북한에 대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발언 관련 질문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게 거칠었나?"라고 되물은 뒤 "아마도 그 발언이 충분히 강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존 켈리 비서실장,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북한 도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골프장 긴급 안보회의를 열었다.

    美국방 “군사적 준비 돼 있지만 외교적 접근 바란다” -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10일(현지 시각) 캘리포니아주(州) 마운틴뷰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군사적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미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해 외교적 접근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9일 매티스 국방장관이 워싱턴주의 한 해군 부대를 방문해 연설하는 모습.
    美국방 “군사적 준비 돼 있지만 외교적 접근 바란다” -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10일(현지 시각) 캘리포니아주(州) 마운틴뷰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군사적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미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해 외교적 접근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9일 매티스 국방장관이 워싱턴주의 한 해군 부대를 방문해 연설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백악관 내부 수리를 명목으로 골프장에서 사실상 휴가를 즐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긴급 안보회의까지 연 것은 북한의 괌에 대한 포위 사격 위협을 그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군사 행동을 하면) 그들이 한 번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정신을 차리고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에) 고통을 겪었던 (이라크 등) 일부 국가처럼 북한도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했다.

    회의가 끝난 오후 3시 40분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기자들 앞에 섰다. CNN은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이렇게 기자들과 만난 것은 지난 2월 (취임 기념) 기자회견 후 처음"이라고 했다. 꼭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은 미국을 무시하고 있다"며 "그(김정은)가 괌에 무엇인가를 한다면 누구도 이전에 보지 못했던 일이 일어날 것이다. 지켜보자"고 했다. "(이것은) 위협이 아니라, 진실한 발언"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각)에도 트위터에 "북한이 현명하지 않게 행동한다면 이제 군사적 해결책이 완전히 준비됐고 장전됐다"며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그(트럼프 대통령)는 (북한과) 협상이 결렬될 경우 선제공격을 할 의향도 있다"며 "그가 내게 그렇게 말했다"고 했다. 에디 칼보 괌 주지사는 폭스뉴스에서 "북한이 괌을 공격하려 한다면, '지옥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하는 대통령을 원한다"고 했다.

    미국의 현실적인 군사 옵션에 대해 CNN은 이날 "북한이 괌 주변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등으로 격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했다. 전날 미국 NBC방송은 "미국이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전략폭격기 B-1B '랜서'로 북한 내 미사일 기지 20여 곳을 선제타격하는 계획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CIA 국장은 최근 김정은 정권 교체를 언급하기도 했다.

    미사일 방어망 구축 작업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크게 늘린 미사일 방어 예산을 다음 주 공개하겠다"고 했다. 일본 방위성도 북한이 괌으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요격할 수 있도록 패트리엇 미사일(PAC3) 4기를 히로시마·시마네현 등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NHK는 보도했다.

    미국 언론도 대북 선제공격 가능성을 집중 보도했다. CNN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화학무기 사용을 이유로 시리아 공군기지에 미사일 공습을 단행했던 것처럼, 대통령에게 부여된 '무력사용권(AUMF)'을 사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무력사용권은 대통령이 임박한 위협이라고 판단하면 먼저 공격하고, 나중에 의회에 통보할 수 있는 권리이다. 또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도 미군이 의회 승인 없이도 외국에서 60일간 전쟁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국제법적으론 먼저 공격하지 않는 나라에 선제공격을 할 경우 정당방위 주장은 유효하지 않다"며 "공격이 임박했고, 이를 방지할 다른 대안이 없을 때만 선제공격이 인정받을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등이 확실히 포착됐을 때 선제공격을 해야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존 코니어스 의원을 비롯한 61명의 민주당 의원은 이날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서신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과 당국 관계자들이 민감한 문제와 관련한 언행에 대해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주길 정중하고 강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수전 라이스 전 보좌관도 이날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북한의 임박한 공격 징후가 없는 상황에서 예방 전쟁(예방 타격)은 미친 짓(lunacy)"이라고 했다.

    트럼프 "군사옵션 장전 완료됐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