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스타들 "인간은 벗었을 때 가장 아름답지 않을까요"

    입력 : 2017.08.12 03:02

    ['테이트 명작전-누드' 관람평]
    김용걸 "근육 표현 정말 놀라워", 김주원 "무용수의 몸 아니었을까"

    "오빠! 여기로 좀 와보세요. 키스하는 모습은 이 각도에서만 볼 수 있어요."

    오귀스트 로댕의 대리석 조각 '키스'가 전시된 소마미술관 제6전시실에서 발레리나 김주원(39)이 조각상 오른쪽으로 발레리노 김용걸(44)의 손을 잡아끌었다. "정말 로맨틱해 보이죠? 사실은 스토리상 불륜 관계인데, 하하!" 평소 이 작품을 좋아해 일부러 책을 찾아보기도 했다는 김주원의 말을 김용걸이 받았다. "남자가 그렇게 근육질은 아니네.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육체 속에서 '키스'가 더 빛나는 것 같아."

    한국 발레계의 간판스타인 '몸의 예술가' 김용걸과 김주원이 11일 '영국국립미술관 테이트 명작전―누드'를 찾았다. 두 사람은 국립발레단 시절 '돈키호테' '로미오와 줄리엣' 등 숱한 작품에 남녀 주역 무용수로 출연해 호흡을 맞췄다.

    발레리노 김용걸(왼쪽)과 발레리나 김주원이 소마미술관 제5전시실에 걸린 파블로 피카소의 ‘목걸이를 한 여성 누드’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발레리노 김용걸(왼쪽)과 발레리나 김주원이 소마미술관 제5전시실에 걸린 파블로 피카소의 ‘목걸이를 한 여성 누드’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종찬 기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자 발레 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용걸은 일반 관객이라면 눈치채기 힘들 작품 속 미묘한 몸짓도 놓치지 않았다. "'키스'에서 여자의 몸에 닿은 남자의 오른손이 어딘가 심드렁하게 보이는군요. 오히려 남자의 목덜미를 안은 여자의 왼팔이 훨씬 더 적극적입니다." 그는 "사람 몸은 헬스클럽 같은 데서 일부러 만든 근육보다는 자연스럽게 생성된 근육이 훨씬 아름다운데, 이번 전시엔 그런 작품이 눈에 많이 띈다"고 했다.

    김주원은 고대 그리스 궁사의 모습을 청동으로 빚은 윌리엄 하모 소니크로프트의 '테우케르'를 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온몸의 근육이 섬세하고도 조화로워요. 이렇듯 이상적인 몸이라면 아마 무용수를 모델로 하지 않았을까요?" 이번 전시 홍보대사를 맡은 김주원은 "예술가들이 시대마다 어떻게 몸을 예술로 형상화했는지 한눈에 볼 수 있어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김용걸은 "많은 사람이 '누드'라고 하면 외설적인 것을 떠올리기 쉬운데, 전시를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인간은 벗었을 때 가장 아름답지 않을까요?" 김주원도 "작품을 보면 이야기가 보이고, 그걸 따라가다 보면 인간의 본질과 삶의 철학을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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