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m 새 황제… '식중독 러너'도 '우승 1순위'도 아니네

    입력 : 2017.08.12 03:02

    굴리예프, 세계선수권 깜짝 우승… 20초09로 터키에 첫 金 안겨
    판니커르크 0.02초차 은메달, '식중독' 마칼라는 6위 그쳐

    2017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남자 200m는 가장 주목받는 종목이었다. 지난 네 번의 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던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물러나면서 그의 후계자가 누구일지 의견이 분분했다. '식중독 스캔들'의 피해자 아이작 마칼라(31·보츠와나)가 '나 홀로 예선'을 거쳐 결선에 오른 것도 이 종목이었다.

    11일(한국 시각) 열린 남자 200m 결선에선 또 다른 드라마가 펼쳐졌다. 이번엔 터키의 라밀 굴리예프(27)가 주인공이었다. 굴리예프는 이날 20초09로 골인 지점을 가장 먼저 통과하며 우승했다. 터키 선수론 역대 세계선수권 첫 번째 금메달이었다. 전문가들로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웨이드 판니커르크(25·남아공)는 0.02초 차로 2위에 올랐고, 마칼라는 6위에 그쳤다.

    ‘두 개의 조국’ 국기 휘날리며 - 11일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200m에서 깜짝 우승한 터키의 굴리예프는 두 개의 국기를 갖고 나왔다. 아제르바이잔 출신 터키 귀화 선수인 그는 팔로 터키 국기를 펼쳤고, 아제르바이잔 국기는 목에 둘렀다.
    ‘두 개의 조국’ 국기 휘날리며 - 11일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200m에서 깜짝 우승한 터키의 굴리예프는 두 개의 국기를 갖고 나왔다. 아제르바이잔 출신 터키 귀화 선수인 그는 팔로 터키 국기를 펼쳤고, 아제르바이잔 국기는 목에 둘렀다. /신화 연합뉴스

    굴리예프의 우승은 '언더독(열세가 예상되는 선수)'의 반란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이전까지 메이저 대회(올림픽·세계선수권)에서 메달 하나 없던 선수였다. 올해 남자 200m 기록 톱 10에도 굴리예프의 이름은 없다. 모두가 이변이라고 말했지만 정작 그의 생각은 달랐다. "충격적 결과가 아닙니다. 전 스스로를 믿었어요. 육상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우승을 확정한 굴리예프는 두 개의 국기(國旗)를 손에 들고 활짝 웃었다. 터키 국기는 양팔로 펴 흔들었고, 아제르바이잔 국기는 목에 감았다. 원래 아제르바이잔에서 나고 자란 그는 2011년 터키로 국적을 바꾼 귀화 선수다. 귀화 문제로 원래 조국(祖國) 아제르바이잔과 갈등을 겪은 굴리예프는 법적 분쟁을 거쳐 2012년 7월 터키 국가대표가 됐다.

    미국의 코리 카터(25)도 여자 허들 400m 결선에서 53초07로 '깜짝' 우승했다.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21)과 여자 100m 허들에 출전한 정혜림(30)은 예선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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