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생들이 11일 서울역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초등학교 교사 정원을 늘려 달라고 요구했다. 내년 초등 교사 선발 인원이 전년도보다 40%나 줄자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중등교사 시험을 보는 사범대생들도 정원을 늘려 달라고 '릴레이 시위'에 나섰다. 중등 임용시험 경쟁률은 평균 10대1이 넘는다. 특수교사와 유치원 교사들은 "정부가 약속만큼 정원을 늘리지 않았다"며 항의했다. 기간제 교사들은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어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학령인구(6~21세)는 1980년 1440만명에서 올해 846만명으로 거의 반 토막 났다. 2020년엔 782만명, 2040년에 640만명으로 줄어든다. 올해 신입생이 없는 학교가 130곳이며 지난해엔 8개교가 학생이 없어 폐교됐다. 올해 출생아는 처음으로 30만명대로 떨어진다고 한다. 이 현상을 뻔히 보면서도 15년 전과 비교해 교대 정원은 20%밖에 안 줄었고 사범대는 그대로다. 올해 교대 입학 정원이 3800여 명이며, 사범대는 1만명에 육박한다. 역대 정부 모두 대중(大衆)이 싫어하는 교대·사대 구조 조정을 뒤로 미루고 교사를 수요보다 많이 뽑아 임용 대기자를 늘리는 편법으로 버텼다. 현재 초등 교사 임용 대기자가 3800여 명에 이른다. 학생이 없는데 교사 대기자가 이렇게 많으니 어떻게 해야 하나.
이 지경인데도 새 정부는 한 술 더 뜬다. 국민 세금으로 공무원 늘리는 걸 일자리 대책이라고 내놓은 정부는 교사 1만6000명을 증원한다고 한다. '1수업 2교사제'를 한다는 황당한 변명을 대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 교사 1인당 학생 수(초등학교 기준)는 16.9명으로 일본(17.1명)·영국(19.6명)보다 적다. 저출산 추세를 감안하면 오히려 10년 내 교사 2만명을 줄여야 한다는 분석도 나와 있다.
학생은 급속히 줄어드는데 교사를 대거 뽑아 사실상 놀리며 월급을 준다고 해도 5년은 어떻게 넘어갈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초(超)저출산 세대가 입학하는 6~7년 후엔 아예 신규 교사를 한 명도 채용하지 못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 그게 눈에 보이는데도 관심도 없는 것 같다.
입력 2017.08.12.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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