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날 무릎이 더 쑤신다'는 속설, 현실은 정반대?

  • 김지아 인턴

    입력 : 2017.08.11 20:41 | 수정 : 2017.08.11 20:43

    ‘비가 오려나, 왜 이렇게 무릎이 쑤시지….’
    우중충한 날씨나 추운 날, 유독 무릎이나 허리가 더 아프다고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날이면 관절의 압력이 높아져 관절염이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 워싱턴대가 하버드대와 함께 진행한 조사에선 이 같은 ‘속설’을 흔드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학과 워싱턴대학 등은 습하고 추운 날에 관절이 쑤신다는 얘기는 잘못된 사실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 게티이미지

    습하고 기온이 내려갈수록 관절염이나 통증이 도진다는 얘기는 이젠 ‘정설(定說)’처럼 굳어진 얘기다.
    그런데 워싱턴대(Univ. of Washington)의 정형외과·스포츠의학과 교수인 스콧 텔퍼가 하버드대 연구진과 함께 조사에서는 ‘뜻밖에도’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텔퍼는 “관절염 환자들이 통증을 갖고 ‘날씨를 예측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걸 많이 들었겠지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도 연관성이 모호했다”며 자신들의 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텔퍼 교수는 이 같은 결과를 지난 9일 미 공공 과학 도서관 저널인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했다.

    텔퍼 연구팀은 지난 5년간 미국 45개 도시의 기온·날씨와, 그 지역 주민이 구글에서 ‘관절염’ ‘무릎 통증’ ‘허리 통증’ 등의 단어를 검색하는 빈도를 따졌다. 점차 사람들이 ‘건강 이상’을 느낄 때, 제일 먼저 구글 검색하는 경향을 반영했다. 물론 매우 고령(高齡)인 사람은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지만, 실버(silver) 연령층은 이미 인터넷에 익숙하다.

    그 결과는 오히려 속설의 정반대였다. 영하 5도~영상 30도의 범위에서, ‘관절 통증(joint pain)’이나 ‘관절염’을 인터넷 검색하는 빈도는 기온이 올라갈수록 높았다. ‘무릎 통증’ 검색은 23도에서, ‘허리 통증’은 28도에서 제일 높았다. 또 비가 올 때에는, 이런 무릎·허리 통증을 검색하는 빈도가 확 내려갔다.
    허리 통증, 무플 통증, 관절염 '구글 검색'과 기온과의 상관 그래프/PLos One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텔퍼 교수는 “바깥 기온과 통증 간의 ‘직접적’ 관계를 찾을 수는 없었지만, 날씨가 좋으면 사람들의 야외 활동이 잦아 ‘통증’ 유발 조건이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날씨가 안 좋으면, 허리와 무릎 관절에 부담을 주는 행동이 줄게 돼 검색 도 줄었다.
    그런데도, 앞의 ‘속설’이 유지되는 것은 궂은 날씨는 관절염을 앓는 이의 기분도 떨어뜨려 통증에 보다 민감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섭씨 -5도에서 30도의 범위를 두고 통증 정도를 조사했을 때, 무릎 관절의 경우 23도에서 통증이 가장 심했고 그 위의 온도에서는 오히려 통증이 잦아들었다 / 게티이미지

    과거 관절염·무릎 통증 연구에선 온도가 낮고 흐린 날에는 관절에 윤활 효과를 주는 활액(滑液)의 점성이 높아져 관절을 뻑뻑하게 해 통증에 민감해진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우중충한 바깥 날씨가 관절에 문제가 있는 이들의 감정에 영향을 미쳐 통증에 민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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