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밤 잠수복 입고 골프장에 잠입…물에 빠진 골프공 12만개 훔쳐

    입력 : 2017.08.11 15:36

    전북 익산경찰서는 전국 골프장의 워터해저드에서 잠수복과 뜰채를 이용해 골프공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A(37)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사진은 피의자의 창고에서 경찰이 압수한 골프공 모습. /연합뉴스

    전국에 있는 골프장을 돌며 워터해저드(물웅덩이)에 빠진 골프공을 훔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물에 빠진 골프공을 건지기 위해 잠수복과 자체 제작한 뜰채까지 준비했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A(37)씨 등 3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B(60)씨 등 2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6월 15일 오후 9시쯤 강원도 삼척시에 위치한 한 골프장에 침입해 워터해저드에 빠진 골프공(로스트볼·분실구) 3000개를 꺼내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펜스가 없는 골프장 한쪽 구석에 차를 세우고 잠수복을 챙겨입은 뒤 워터해저드로 들어가 로스트볼을 건져냈다.

    이들은 5~6시간에 걸쳐 워터해저드에서 공을 훔치고 유유히 빠져나갔다. 축구경기장의 5개 크기에 맞먹는 골프장 부지를 야간에 샅샅이 순찰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범행에 사용된 잠수복 모습. /연합뉴스

    A씨 등은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강원 삼척과 정선, 경북 영천, 경주 등을 돌며 로스트볼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이 강원도 지역을 '주무대'로 삼았던 이유는 다른 일당의 활동 범위를 침범하지 않기 위해서다.

    전북과 충남에서는 B씨 등이 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A씨 등과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3월부터 3개월간 범행을 이어갔다.

    두 일당은 익산시 남중동과 춘포면에 각각 보관창고를 마련하고 훔친 골프공을 세척해 보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로스트볼은 흠집이나 펜 마크가 있지만 연습용이나 초보자용으로 인기가 높다. 흠집 정도와 코팅 상태에 따라 등급이 매겨질 정도로 매매가 활성화돼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A씨 등 3명의 창고에서 로스트볼 1만여개, B씨 등 2명의 창고에서 11만5000개를 압수했다.

    이들은 "직업도 없고, 로스트볼이 돈이 된다는 소문을 듣고 여러 골프장을 다니면서 공을 훔쳤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로스트볼은 골프장의 소유라 몰래 가져가면 처벌받는다"며 "이들이 범행한 횟수와 장소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터해저드 바닥의 골프공을 찾는데 사용된 뜰채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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