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내부서 힘 키우는 '박기영 불가론'…'靑 오만 인사' 지적까지

    입력 : 2017.08.11 14:00 | 수정 : 2017.08.11 14:20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10일 오후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과의 정책간담회에 참석했다./연합뉴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박기영 불가론’이 커지고 있어 청와대의 결단 여부가 주목된다. 아예 일부는 “이번 ‘박기영 논란’은 청와대가 충분히 미리 예상해 피할 수도 있었던 문제 아니냐”면서 청와대 인사 시스템에 대한 불만도 언급하고 있다.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은 10일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고, 청와대도 같은 날 저녁 “박 본부장은 과기혁신본부장 적임자”라며 박 본부장을 감쌌다. 하지만 야당은 물론 여권 인사 안에서조차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지지 않는 모양새여서 청와대가 주말을 고비로 뭔가 해결책을 내놓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친문(親文)인 손혜원 의원은 전날에 이어 11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은 박 본부장과) 오래 함께 일하셨으니 익숙하고 또 든든하셨을 것”이라면서도 “과학계에서 이렇게 반대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적었다. 또 “우리가 뽑은 문 대통령은 신중한 분이고 국민을 향해 늘 귀를 열고 계시는 분”이라며 “여론을 충분히 들으시고 지혜로운 결정을 하실 거라 믿는다”고 했다. 사실상 임명 철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손 의원은 네티즌과 댓글로 대화를 하며 “비판 뉴스보다 더 무서운 것은 잘못된 인사로 인한 파장”이라며 “문제가 있다면 지금 끊고 가야 한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은 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개별적으로 박 본부장에 대한 의견을 취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회 소속 한 여당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신 의원에게 모든 의견을 전달했다. 개별적으로 위원들이 의견을 밝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부분 위원들 뜻이 (부적격 쪽으로) 비슷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른 의원도 “내 의견을 밝히는 건 적절하지 않지만 위원회가 부글부글하는 건 사실”이라며 “과학기술계 의견을 (당에) 잘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차관급인 박 본부장이 간담회를 열어 자진 사퇴 의사가 없다고 한 걸 비판하는 의원도 있었다. 민주당 수석대변인인 박완주 의원은 개인 의견을 전제로 “물러나겠다는 기자회견은 봤지만 일하겠다는 기자회견이 적절한지는 의아하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 수도권 중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장관도 아닌 차관급이 사퇴도 아니고 ‘열심히 일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스스로 연 게 전례가 있는가”라고 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자신사퇴한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의 인사로 촉발된 정국 난맥이 풀린 지 얼마되지 않아 또 이런 일이 반복된 걸 비판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청와대가 비판을 예상하고도 인사를 강행한 건 ‘시스템 인사’가 아닌 ‘코드 인사’, 찍어내리기 인사라는 걸 방증한다”며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니 정부가 오만이 생긴 것 아니냐”라고 했다. 그는 “정말로 청와대가 박 본부장을 지키고 싶었다면 지난 9년 간 박 본부장이 어떤 업적이 있었는지 설명해야 했다”라며 “그건 밝히지 않고 ‘노무현 정부 때 공도 있었다’라고 하면 결국 ‘노무현 인사’임을 스스로 밝힌 게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그는 당에 대해서도 “청와대의 잘못을 당이 잡아 주지 못하는 건 결국 ‘당은 아무 힘이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것 아니냐”고 했다.

    청와대는 이날 박 본부장과 관련 “유념해서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도 공식적으로는 박 본부장에 대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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