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兆, 21兆… 연일 여는 '정부 지갑'

    입력 : 2017.08.11 03:15 | 수정 : 2017.08.11 09:14

    文대통령 "기초연금 30만원 法개정"… 기초수급도 90만명 늘려
    건보 확대·핵추진잠수함 등 이번주 발표만 한해 30兆씩 들어
    野 "대통령이 무슨 말만 하면 몇兆씩 예산 들어간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어르신들 기초연금을 월 30만원으로 인상하는 법률 개정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정부는 이날 문 대통령 공약에 기초해 3년 동안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약 90만명을 새로 늘리는 계획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9일에는 서울성모병원에서 "2022년까지 건강보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며 각종 정책을 내놨다. 청와대와 정부·여당 설명에 따르면 문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기초연금 인상에 21조8000억원, 기초생활수급자 확대에 9조5000억원,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30조6000억원이 들어간다. 연일 수조~수십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정책을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 발언의 소요 예산

    이뿐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언급했다. 핵추진 잠수함 1척 건조에 필요한 비용은 1조3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문 대통령은 또 9일 군 수뇌부 진급·보직 신고식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전력 확보가 시급하다"며 '자주국방' 추진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 예산을 매년 7~8%씩 증액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2년에는 올해 국방 예산보다 19조원 늘어난 59조4689억원이 된다. 문 대통령이 이번 한 주 동안 발표한 발언과 정책에 들어가는 돈만 해도 매년 약 30조원이 더 필요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만나서는 "특별 구제 계정에 정부 예산을 출연하겠다"고 했는데 여기 소요될 100억~200억원 정도의 예산은 명함도 못 내밀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야당에선 "대통령이 어디만 가거나 무슨 말만 하면 몇 조원씩 예산이 들어간다"고도 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달 '100대 국정 과제'를 발표하면서 향후 5년간 178조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물론 기재부와 관계 부처에서도 "이는 최소한의 계획일 뿐 실제로 얼마가 더 들어갈지는 이제부터 예산을 짜 봐야 안다"고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방 예산만 해도 문재인 정부는 "내년도 국방 예산을 올해 대비 8.4% 증가한 43조7114억원을 요구하고 매년 7~8%씩 증액한다"며 "2022년에 59조4689억원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부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핵추진 잠수함 3척(작전·대기·정비 1대씩 1세트)만 만든다고 해도 4조원 정도의 예산이 추가되는 것이고, 문 대통령 공약인 전시작전권 조기 환수를 위해 급속하게 전력 증강을 하려면 “얼마가 들지 감도 안 잡힌다”는 것이 국방 당국자들 얘기다.

    문 대통령의 이런 정책 공약은 취임 초부터 계속되고 있다. 청와대는 취임 직후인 5월 12일부터 ‘찾아가는 대통령’이라는 기획 행사를 실행하고 있다.

    첫 행사에선 인천공항공사를 찾아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31만명에 달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필요한 구체적 소요 예산은 밝히지 않았다.

    6월 2일에는 서울 노원구의 요양원을 방문해 ‘국가 치매 책임제’를 발표했다. 청와대는 ‘치매안심센터·병원’ 설립에 1조8000억원이 든다고 밝혔다.

    6월 7일에는 서울 용산소방서를 방문해 “소방 공무원을 늘리겠다”고 했다. 공공 부문 일자리 확대 공약에 포함되는 소방관·경찰관 등 공무원 17만4000명 추가 채용에는 8조2000억원이 필요하다. 또 6월 19일 문 대통령은 부산 기장군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 중단을 시사했다. 현실화된다면 공사 정지에 따른 보상 및 피해액만 최대 12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178조원이라는 추계도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지 (방안을) 못 내놓고 있지 않으냐”며 “대통령이 다니시면서 온갖 장밋빛 환상을 국민에게 심어주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예산을 담당하는 기재부에서는 “내년도 예산 작업을 하고 있다”며 “정확한 총액은 작업이 끝나봐야 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소득세·법인세 최고 세율 인상에 따른 초과 세수와 주택도시·고용보험·전력기금의 여유 자금 등을 최대한 활용해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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