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생 살해, 박양이 지시하고 김양이 실행"

    입력 : 2017.08.11 03:09

    [검찰 "박양 범행 공모"…살인 방조서 살인죄로 공소장 변경]

    "3월 초부터 유괴·살인 등 모의…
    '박양이 CCTV 노출 주의하라, 엄마옷으로 변장하라'고 코치"
    박양 측, 사전 살인계획 부인… 김양은 인정하면서도 "우발적"

    박양 사진
    지난 3월 인천 초등생 여아(8) 유괴·살인 사건은 피의자 김모(17)양이 박모(19)양의 지시를 받아 일으킨 것이라고 10일 검찰이 밝혔다.

    검찰은 당초 박양에게 살인 방조(幇助), 즉 김양의 범행에 도움을 줬다는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 했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박양이 김양과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으며, 구체적으로 살해 지시까지 내렸다는 혐의를 포착했다. 박양의 죄가 실제 범행을 저지른 김양만큼이나 무겁다고 보고 죄명을 살인으로 바꾼 것이다. 인천지법 형사15부(재판장 허준서)는 이날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허가했다.

    검찰은 법정에서 "박양이 김양과 함께 구체적으로 살인을 계획하고, 김양에게 범행을 세밀하게 지시했다"며 공소장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2017년 2월경 트위터를 통해 알게 돼 동성 연인 관계로 발전한 두 사람은 모두 평소 신체 해부나 신체의 특정 부위를 모으는 일에 집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은 박양에게 타인의 신체 일부를 선물로 주고 싶어 했다고 한다.

    검찰의 새 공소장에 따르면 박양은 김양에게 '힘이 약한 초등학교 저학년 여자아이를 타깃으로 삼으라'고 했다. 박양은 또 김양이 거리낌 없이 사람을 해칠 수 있는 성격이라고 보고 살해를 맡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두 사람은 3월 초부터 어린이를 유괴해 김양의 아파트에서 살해하고, 시신을 버릴 방법을 논의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박양은 김양에게 '엄마 옷 등으로 변장해 CCTV에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고, 아파트 주변 어디에 CCTV가 있는지 확인하고, 외부인처럼 보이게 여행용 가방도 들라'고 알려줬다고 한다. 그러자 김양은 범행 직전 변장한 모습을 휴대전화로 찍어 박양에게 보냈다.

    검찰은 두 사람이 범행 당일 나눈 전화 통화 내용도 두 사람의 공모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본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양은 박양에게 "우리 집에서 초등학교 운동장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박양은 "하나 죽겠네. 불쌍해라, 꺄악"이라고 답했다. 김양이 초등학생들의 하교 시간을 묻자 "12시쯤. 저학년은 밥 먹고 바로 (집으로) 간다"고 알려줬다. 피해자를 집으로 유인해 살해한 김양이 다시 전화를 걸어 "눈앞에 사람이 죽어 있다. 끔찍하다"고 하자 박양은 "침착해라. 사체는 알아서 처리해라"라고 했다. 이후 김양은 서울로 가서 박양을 만나 피해자의 시신 일부를 전달하며 "그 정도면 크기가 충분하냐"고 묻자 화장실에서 이를 확인한 박양은 "충분하다. 잘했다"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같은 수사내용을 통해 박양과 김양이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범행을 공모했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박양 측은 검찰의 공소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박양이 김양에게 했던 살인 지시는 평소 '캐릭터 커뮤니티'에서 역할극의 일부로 한 말일 뿐 실제 상황을 가정한 것은 아니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검찰은 "두 사람이 역할극을 할 때 김양이 박양에게 존칭을 썼는데, 이 사건 때는 서로 반말을 썼다. 역할극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양은 자신들이 공모했다는 검찰의 공소장 내용은 인정하면서도 "범행 의도까지 있지는 않았다. 당일 범행도 제 감정(상태) 탓이지 특정 목적을 수행하려 저지른 것은 아니므로 우발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박양의 지시로 살인을 했다'고 주장했던 김양이 정작 사건 당일의 범행엔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대목에서 방청석에서는 어이가 없다는 듯 탄식이 터져 나왔다. 두 사람에 대한 결심공판은 각각 29일 오후 2시와 4시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기관정보]
    '검찰 대수술' 틀 짤 민간인 17人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