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공연·클럽 예배… 청년 찾아가는 목사님

    입력 : 2017.08.11 03:03

    ['웨이 처치' 송준기 목사의 실험]

    "건물·조직이 우선인 교회 반대"
    홍대 앞 길거리서 노래하며 전도… 주 3회씩 1대1로 만나 성경 공부
    참석자 100명 규모로 커지자 교회 분리해 소그룹별로 예배

    "지금도 고등학생 때 다녔던 전주 화산교회의 세 가지 풍경이 생생합니다. 목사님 무릎이 닿은 부분은 솜이 꺼져버린 방석, 기도하며 눈물 닦으시던 티슈 그리고 교인들을 위한 기도 제목을 적은 수첩입니다. 그 풍경을 항상 잊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웨이 처치(Way Church)' 송준기(40) 목사는 한국 개신교에서 특별한 실험을 벌이는 목회자다. 전북대 심리학과와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리버티신학교에 유학한 그는 교회 건물 없이 길거리에서 김광석 노래를 부르며 '버스킹 전도'를 하면서 '웨이 처치'를 개척하고 있다. 한때는 서울 홍대 앞 클럽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송 목사가 최근 펴낸 '끝까지 가라'(규장)엔 그의 독특한 실험 과정이 낱낱이 소개돼 있다.

    홍대 앞 거리 등으로 청년들을 찾아가는 ‘버스킹 전도’로 개신교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송준기 목사. 그가 최근 ‘전도의 무대’로 삼고 있는 서울 용산구 경리단길을 찾았다.
    홍대 앞 거리 등으로 청년들을 찾아가는 ‘버스킹 전도’로 개신교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송준기 목사. 그가 최근 ‘전도의 무대’로 삼고 있는 서울 용산구 경리단길을 찾았다. /이태경 기자
    그의 전도 인생은 신학생 때부터 시작됐다. 고시원 총무로 지내면서 120개에 이르는 고시원의 모든 방을 두드린 것이 시작이다. '무형의 교회'를 결심한 것은 유학 시절. 귀국을 앞두고 '교회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되묻다가 내린 결론이다. 건물 없이, 성경도 없이 제자들을 가르친 예수님의 교회를 생각하며 '기도로 세우는 교회'를 다짐했다.

    2011년 말 귀국 후 처음엔 아내를 포함해 8명이 모여 성경을 읽고 '1주일 한 가지씩 예수님의 명령을 실천하자'고 다짐했다. 예수가 공생애를 시작하며 외친 "회개하라"부터 시작했다. 주일에 모이는 장소가 곧 교회였다. 카페, 식당 등을 다니며 모여 기도하고 성경 말씀을 함께 공부했다. 그가 말하는 '제자화(弟子化)'는 간단히 말하면 '1대1 교육'이다. 주 3회씩 만나 기도하고 하나님 말씀을 함께 공부한다. 2012년 3월 홍대 앞 거리로 나간 것은 거기에 젊은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가수 지망생들처럼 밤거리에서 기타 치며 노래 부르는 버스킹을 하면서 전도했다. 김광석 노래도 부르고,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도 불렀다. 노래 끝나면 성경 말씀 전하고 "다 함께 '예수~' 외칩시다"고 했다. 거부감이 클 것으로 예상했지만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클럽 데이' 때에는 새벽 3시에도 전도에 나섰다. 그렇게 전도한 젊은이들과 '제자화 훈련'을 했다. 홍대 앞 클럽을 빌려 주일 예배도 드렸다.

    ‘웨이 처치’ 전도팀이 부산 해수욕장을 찾아 ‘버스킹 전도’ 하는 모습.
    ‘웨이 처치’ 전도팀이 부산 해수욕장을 찾아 ‘버스킹 전도’ 하는 모습. /송준기 목사 제공

    4년쯤 지나자 문제가 생겼다. 100명이 넘는 인원이 주일예배에 모이게 된 것. 처음에 다짐한 '제자화'가 안 된 이들이 늘었다. '성장'에 대한 욕심의 기미도 보였다. 정체성을 놓고 토론을 벌였고 결론은 "떠나자"였다. "속도도 더디고, 양적 성장엔 분명한 한계가 있지만 '기승전(起承轉) 기도와 말씀'으로 이어지는 예배를 추구한 초심대로 가자고 결정한 것이죠." 이후 '홍대팀' 2개와 '경리단길팀' '성경통독팀' '수원팀' 등으로 분리됐고, 송 목사가 속한 '허브팀' 등은 매주 일요일 서울 한남동의 조이어스교회의 방을 빌려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그는 "건물 없는 교회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대형 교회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송 목사 스스로 크고 작은 교회에서 생활비를 지원받고 있다. 다만 본질보다는 건물 혹은 조직 관리가 앞서게 되는 교회 구조를 반대하는 것이다. 송 목사는 아직 젊다. 그가 벌이는 실험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송 목사는 "초심을 잃지 않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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