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칼럼] 인성 교육에서 '孝'를 빼면 뭐가 남는가

    입력 : 2017.08.11 03:10 | 수정 : 2017.08.11 13:51

    현용수 한국쉐마인성교육운동본부 본부장
    현용수 한국쉐마인성교육운동본부 본부장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 등 14인은 지난 6월 인성교육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요점은 기존 인성 교육의 핵심 가치 가운데 '효'를 빼자는 것이다. 대신 개인, 대인 관계, 공동체 차원에서 요구되는 예(禮), 정직, 책임, 존중과 배려, 소통과 협동, 정의와 참여, 생명 존중과 평화 등을 핵심 가치로 삼자고 했다. 이유는 "효가 충효 교육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지나치게 전통 가치를 우선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통 가치는 그 나라와 국민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한국인이 한국의 전통 가치가 싫다면, 미국이나 일본의 전통 가치를 가져야 하는가. 보통은 효를 부모 공경 정도로 알고 있으나, 그 이상이다. 가령 유대인은 수직 문화가 매우 강하다. 수직 문화는 전통·역사·철학·사상·고전·효·고난으로 이루어진, 변하지 않는 문화다. 대대로 우리 내면의 정신 세계를 살찌워온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들이다. 이것은 외면적 수평 문화와 대조된다. 물질·권력·명예·유행 등으로 이루어진, 자주 변하는 문화다. 전자가 삶의 의미를 찾는 심연 문화라면, 후자는 본능적 재미를 찾는 표면 문화다. 전자가 지혜라면, 후자는 지식이다.

    효는 수직 문화 가운데서도 최고의 가치다. 뿌리를 알고 조상의 지혜와 역사를 전해주는, 세대를 이어주는 도구이다. 유대인이 수천년간 나라 없이 떠돌면서도 생존한 비결도 이 문화를 제대로 전수했기 때문이다. 깊이 있는 수직 문화를 배운 사람은 의지가 강해 수평 문화에 초연할 수 있다. 끈기가 강해 큰 고통도 견뎌낸다. 기술직이나 3D 업종도 마다 않는다. 반면 수평 문화에 물들면 자존감과 의지가 약하고 마음이 공허해 유혹에 약하다. 작은 고통도 참지 못하고 3D 업종은 극도로 꺼린다. 이것이 요즘 청년 실업의 원인 가운데 하나다.

    효는 정체성 형성에 아주 중요하다. 가문에 대한 자부심과 조국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바탕으로 내면적 자신감이 강해진다. 효는 가정을 지켜내고 행복을 찾는 근원이다. 효를 아는 부부의 삶은 철학이 뚜렷해 이혼율이 낮다. 효는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시민적 소양을 가르친다. 결속과 화목을 배워 사회성을 키워준다. 효를 실천해야 예, 정직, 책임, 존중과 배려 같은 사람됨의 가치도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이런 교육을 받아야 학교와 사회에서 더불어 살 줄 아는 좋은 학생, 좋은 시민이 된다. 또 부모 은혜에 감사하며 갚으려 하니 노후 문제도 해결된다. 부모가 자녀의 사랑과 존경과 보살핌을 받으니 노인 자살률도 줄어든다. 반면 효를 모르면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한층 팽배하고 불평불만이 많아 행복지수가 내려간다. 요즘의 결혼과 출산 기피가 이와 무관치 않다.

    우리의 20여년 학교 교육의 결과는 참담하다. 자살률과 이혼율은 세계 최고이고, 행복지수와 출산율은 최하위다. 그렇게 학생 인권을 높여주고 무상 급식까지 했는데 왜 학생들은 행복하지 않은가. 왜 매 맞는 교사가 매 맞는 학생보다 많아졌는가. 전통문화를 업신여긴 '진보 교육'으로 인해 윤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인성은 더욱 피폐해질 것이다. 첨단 기기들이 인생의 의미를 가져다줄 수 있는가. 국회는 인성교육진흥법 개정 작업을 취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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