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핵 위기에 정부는 우왕좌왕이라도 말아 달라

      입력 : 2017.08.11 03:20

      북한군은 10일 화성-12형 4발 동시 발사로 3356.7㎞를 1065초간 비행해 괌 주변 30~40㎞ 해상에 떨어뜨리는 작전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미국의 NBC방송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북 공격 명령을 내리면 괌에 배치된 B-1B 전폭기 6대가 북 미사일 기지 20여 곳을 선제타격하는 방안을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아직은 말뿐이지만 그런 말이 구체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정부가 이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청와대는 지난 9일 "북한이 쏘겠다고 말한 것을 가지고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입장이 옳으냐를 떠나 그렇게 정했으면 상황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 그런데 하루 만에 NSC 상임위원회를 열었다.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다. NSC를 열었다면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했다는 것인데 국무총리와 부총리는 예정대로 휴가를 떠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정작 이 안보 상황에 대해서는 의미 있는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NSC가 끝나고 '왜 대통령이 이틀간 아무 말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청와대 대변인이 "문 대통령은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라고 NSC에 지시했다"고 한 게 전부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미 정보 당국이 인정했다고 한다. 미국을 공격할 대륙간탄도미사일도 완성 직전이다. 금지선을 넘은 북에 대해 미국이 그냥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 고빗길에서 국민은 대통령의 육성(肉聲)을 들을 수 없다.

      정부의 태도를 보면 왠지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려 하는 분위기가 있다. 체념이나 불만이 느껴지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현 상황을 미·북 간 문제로 본다는 인식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북핵 문제의 운전석에 앉아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 7일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핵과 미사일은 미국과 북한이 풀어야 할 문제이고, 한국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남북 긴장 완화 대화를 한다'는 취지로 다른 입장을 밝혔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은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이 손을 떼게 해 대한민국을 압도하려는 것이다. 이것이 미·북 간 문제라면 안보 포기다. 그러다 10일 NSC에서는 또 "한국은 핵심 당사자"라고 했다. 종잡을 수가 없다.

      사드도 마찬가지다. 새 정부는 야당 때부터 중국의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가 사드 임시 배치를 결정해 중국의 반발을 더 크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빨리 배치하는 것도 아니다. 어제 성주 사드 기지 주변에 반(反)사드 시위대가 몰려들자 '기상 악화'를 핑계로 환경평가를 연기했다. 언제 다시 평가에 나설지도 알 수 없다. 이도 저도 아니게 상황에 떠밀려 가며 미국과 중국 모두에서 실망과 반발만 사고 있다. 이러다가는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말대로 한국 정부는 북핵 사태의 운전석은커녕 조수석에도 못 앉는 상황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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