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검사' 김형준, 2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선고 석방

    입력 : 2017.08.10 10:38 | 수정 : 2017.08.10 14:41

    스폰서와 수사 무마 청탁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김형준 전 부장검사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고교 동창으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형준(47·사법연수원 25기) 전 부장검사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돼 석방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조영철)는 1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장검사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벌금 5000만원, 추징금 2700여만원을 선고한 1심과 달리 벌금 1500만원, 추징금 998만원을 선고했다.

    김 전 부장검사의 ‘스폰서’로 알려진 고교 동창 사업가 김모(47)씨에게는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2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김씨로부터 3400만원의 현금과 240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난해 6~7월 사이 김씨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지우거나 휴대전화를 없애라고 하는 등 증거를 지우라고 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았다.

    1심은 김 전 부장검사가 총 3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것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김씨는 징역 8개월에 처해졌다.

    1심은 김 전 부장검사가 김씨로부터 송금받은 1500만원을 뇌물로 봤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여러 정황에 비춰볼 때 빌린 돈인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김씨가 김 전 부장검사에게 송금한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무죄 판단의 근거였다. 김씨는 ‘빌려준 돈도 못 받으니…’, ‘변제 의사가 없는 걸로 알겠다’ 등의 문자를 김 부장검사에게 보냈다. 김씨 스스로 ‘빌려준 돈’ 등의 언급을 한 만큼 뇌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김 부장검사에게 적용된 전체 혐의 액수 향응 접대 가운데 998만원만 유죄로 인정됐다.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향응 액수 가운데 일부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 판단이 내려졌다.

    김씨에게 증거를 없애라고 요구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1·2심 모두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부장검사는 공익의 대표자인 검사로서 높은 도덕섬과 청렴성을 갖추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했다”며 “본분을 망각하고 고가의 향응을 여러 차례 제공받아 묵묵히 직분을 다하는 다른 검사들의 명예가 실추되고 검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크게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다만 “김씨와 30년 이상 사귀어온 사이라는 점이 김 전 부장검사의 분별을 흐리게 하고 경계심을 늦추게 한 측면도 없지 않았다고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부장검사가 이미 10개월 가까이 구금된 사정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김 전 부장검사 등을 실형에 처하는 것은 적어도 이 시점에는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 부장검사는 판결 직후 “법원이 진실만을 토대로 판단해준 것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연인으로서 가장 낮은 곳에서 사회에 봉사하면서 앞으로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법원의 판결을 비판하는 의견도 나온다. 사회 통념에 비춰볼 때 법원이 지나치게 관대한 판결을 내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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