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자리 사업, 민간 일자리 줄이고 좀비기업 키워"

    입력 : 2017.08.10 03:04

    - 고용정보원·KDI 보고서
    "민간 자율성 떨어뜨리는 역효과… 경쟁력 없는 기업 돕는 경우 많아"

    정부가 매년 10조원 이상 쏟아붓는 재정 지원 일자리 사업이 민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간 일자리를 줄이거나, 한계 기업에 대한 인건비 지원으로 '좀비 기업'을 늘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올 1월 낸 보고서에서 "정부가 일자리를 만드는 사업에 직접 10억원을 쓰면 공공 일자리가 216개 늘지만, 민간 일자리는 83개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전체 일자리가 늘어나는 건 맞지만,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만들어진 일자리가 없어지고 국민 세금으로만 유지되는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자리 사업은 '좀비 기업' 양산 원인으로도 꼽힌다.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정부 일자리 사업은 경쟁력 없는 기업이 퇴출당하고 노동·자본이 더욱 생산성 높은 영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 생태계의) 신진대사를 저해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당장 실업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한계 기업에 인건비를 지원해 좀비 기업의 연명을 돕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고용 창출'을 지상 목표로 삼은 정책이 고(高)부가가치 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8일 일자리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정부 정책이 일자리 숫자에만 집착하면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큰) 미래 지향적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자리 창출을 정책 우선순위로 삼는다고 하더라도 경제성장이나 산업 혁신 등 다른 가치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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