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건보 적립금 6년후 바닥난다더니… 복지부는 "10兆 여유"

    입력 : 2017.08.10 03:04

    [건강보험 보장 확대]

    5년간 30兆 드는데… 年 건보료 2~3%씩 올려서 충당 가능할까

    - 적자 공포, 5개월만에 낙관으로?
    복지부 "정부 지원금 늘리고 건보료 올리면 재정 문제없다"

    - 노인 인구 계속 느는데…
    혜택 늘어 의료수요 폭증 불보듯
    전문가 "적립금 21조 가지고 文정부는 버틸지 모르지만 다음 정권은 적자 시달릴 수도"

    병실료·MRI 등 현재는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는 3800여 개 비급여 항목에 정부가 건보 적용을 결정함에 따라 건보 재정이 과연 이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2022년까지 5년간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하는 데 총 30조6000억원이 추가로 든다는 게 정부 계산이다. 이는 지난 정권 때 4대 중증질환(암·뇌·심혈관·희귀병) 보장을 위해 투입한 24조원보다 약 6조원 더 많다.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건보 보장성 확대에 쓰겠다는 것인데, 재정 확보가 관건으로 떠오른 것이다.

    5개월 만에 180도 달라진 재정 전망

    건보 재정과 관련한 정부 전망은 불과 5개월 만에 '적자 공포'에서 '낙관'으로 바뀌었다. 지난 3월 기획재정부는 사회보험 재정 추계를 통해 "건강보험 적립금이 2018년부터 적자로 전환돼 2023년이면 모두 소진된다"고 발표했다. 당시 기재부는 건보료 인상액을 최근 3년간 평균인 1.3%를 적용했고, 의료계에 지급하는 수가(진료비)는 2.2% 인상, 정부 지원금은 건보료 수입의 15.6%로 가정해 이처럼 극단적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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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서울성모병원에서‘건강보험 보장 강화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올 하반기에 시작해 2022년까지 모든 국민이 의료비 걱정에서 자유로운 나라, 어떤 질병도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하지만 9일 복지부가 발표한 전망은 확 달라졌다. 건보료를 최근 10년간 평균 보험료율(3.2%) 수준인 2~3% 선에서 매년 인상하고, 정부 지원금을 올해 건보료 수입의 13.8%(6조9000억원)에서 17%를 목표로 점차 늘리면 "건보 재정이 소진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21조원 규모인 건보 재정 적립금을 오는 2022년 10조원 규모로 유지한다는 가정 아래 5년간 수입과 지출을 따져 30조여 원의 보장성 확대 계획을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 수요, 노인인구 증가가 변수"

    그러나 전문가들은 건보료를 예년 수준 정도만 올리고 혜택은 대폭 늘리는데 현 정부 임기 말에 건보 재정 적립금을 10조원 규모로 유지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것이다. 현재 3800여 개 비급여 항목에 대해 건보 혜택을 주면 노인과 어린이 등의 의료 수요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65세 이상 인구 현황 및 전망
    가장 큰 변수는 노인 인구 증가다. 젊은이의 3배 진료비를 쓰는 노인 인구(현재 708만명)는 5년 전인 2012년보다 131만명이 늘었지만, 5년 뒤인 2022년에는 지금보다 190만명 더 늘어날 전망이다. 보건 전문가 A씨는 "진료비를 많이 쓰는 65세 이상 인구가 당장 2020년부터 급격히 늘어나면 건보 재정 지출액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치매뿐 아니라 어린이·노인 등에 대한 의료비 경감 혜택이 많아 예상 외로 지출이 폭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복지부는 낙관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2012~2015년) 노인 1인당 의료비 증가율이 연평균 4.5%밖에 안 돼 10여년 전인 2004~2007년(13.7%)보다 대폭 낮아졌다는 주장이다. "건강검진과 만성질환 관리 강화로 '건강한 노령화'가 진행돼 노인 인구가 증가하더라도 재정 지출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 입장이다.

    진짜 문제는 다음 정권에서 터져 나올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이번 정권은 21조원에 달하는 적립금으로 재정을 꾸릴 수 있지만, 차기 정권부터는 보장성 누적 확대 효과로 건보 재정 적자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에 대해 "내년에 '건강보험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해 장기 재정 전망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건강보험 보장률이 현재 63.4%에서 70%로 6.6%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들은 "비급여를 전면 급여화하면서 건보 보장률 목표가 70%밖에 안 되는 것은 '건강보험 하나로 의료비 해결'이란 당초 공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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