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수작" "물리력 행사" 말폭탄 쏟아낸 北… 도발 예고편?

    입력 : 2017.08.09 03:05 | 수정 : 2017.08.09 07:57

    [안보리 제재에 격앙된 반응]

    - 노동신문 1면, 성명 3개로 채워
    "날강도 미국의 범죄적 문건" "정의의 힘으로 쳐갈길 것"
    한국 향해 "더러운 주둥이"

    - "北 뼈아프게 받아들이는 증거"
    中·러 믿었지만 채택되자 실망
    北, 과거 '정부 성명' 뒤 도발… 이번에도 핵실험 등 가능성

    북한이 7~8일 관영 매체와 기구들을 총동원해 한국과 국제사회를 향해 '말 폭탄'을 쏟아냈다. '서울 불바다'뿐 아니라 '실제적 행동' '물리력 행사' 등 도발을 예고하는 듯한 발언은 물론 욕설도 많았다. 지난 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2371호에 강력 반발한 것인데, 이번에는 대응 속도가 훨씬 빠르고 수위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북한 문제 전문가들과 정부 당국자들은 이 같은 북한의 반응에 대해 "국제사회의 압박이 김정은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면서도 "향후 대형 군사 도발의 예고편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北, 막말로 점철된 성명 릴레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자 1면을 3개의 성명으로 채웠다. 위에서부터 전날 발표된 '공화국 정부 성명', 이어 이날 발표된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대변인 성명'과 '민족화해협의회 대변인 성명'이었다. 모두 지난 6일 만장일치로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2371호를 "전면 배격한다"는 내용이다. 신문은 안보리 결의 채택의 원인이 된 자신들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선 한마디도 없이 결의 채택을 주도한 미국과 이에 동조한 국제사회를 향해 '미친 수작' '추악한 행태' 등의 막말을 했다.

    특히 아태평화위 대변인 성명은 결의 2371호에 대해 "날강도 미국이 주도해 조작해 낸 범죄적 문건"이라며 "이를 이행하라는 나발을 달밤에 개 짖는 소리만큼도 여기지 않을 것" "정의의 힘으로 불법 무법의 제재 결의를 단호히 쳐갈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와 인민의 실제적인 정의의 행동이 뒤따르게 될 것"이라며 "비상히 강화된 종합적인 국력을 총동원해 물리적 행사를 동반한 전략적 조치들이 무섭게 취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대남기구인 민화협 대변인은 결의 2371호 채택을 환영한 우리 정부의 태도를 거론하며 "더러운 주둥이를 함부로 놀려댔다" "미친 수작을 늘어놓고 있다"고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결의 2371호 채택에 대해 "평가하고 감사한다"고 한 것을 비판할 때는 "강경화×"이라는 욕설까지 했다.

    좌절감 표출? 대형 도발 예고?

    북한은 과거에도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가 채택될 때마다 각종 성명을 통해 불만을 표시했지만 이번에는 대응 속도가 과거에 비해 빠르고 수위도 훨씬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통일연구원의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새 결의를 매우 뼈아픈 조치로 받아들인다는 증거"라고 했다. 일각에선 결의 2371호에 대북 원유 수출 금지 조항이 빠진 것을 두고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내놓았지만, 북한의 주력 수출품인 석탄·철광석과 수산물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북한 노동자의 해외 추가 송출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북에 상당한 타격이 된다는 것이다. 서강대 김재천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에 기대를 걸었지만 안보리 제재가 채택됐고, 이번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통해 아세안 국가들마저 등을 돌리자 배신감과 좌절감을 느낀 것 같다"고 했다.

    정부는 북한의 격렬한 반발이 대형 군사 도발의 서곡일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실제 북한이 지난 7일 발표한 '공화국 정부 성명'은 역대 일곱 번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집권 이후 네 번째로 과거 '정부 성명' 직후 북한은 군사적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곤 했다. 북한은 2015년 6월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정부 성명을 발표했지만 두 달 뒤 서부 전선에서 목함지뢰 도발을 했고, 작년 1월 6일 '수소탄 시험'(4차 핵실험) 성공을 주장하는 정부 성명을 발표한 지 한 달 뒤엔 장거리 미사일을 쐈다. 이번 정부 성명도 추가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전략적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용일 수 있다. 노동신문이 8일 "8월 위기설은 진짜 눈앞의 현실로 펼쳐질 수 있다"고 위협하고 조선중앙통신이 '서울 불바다'를 언급한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특히 북한은 대남 협박과 군사 도발을 이어가며 남남(南南) 갈등과 한·미 동맹 이완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의 성명은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도발을 계속하겠다는 선언"이라며 "서울 불바다 발언 등으로 남한 내 불안 심리를 유발시켜 한·미 공조를 약화시키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전환을 유도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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