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고노에게 실망… 아버지와 달라" 고노 "중국은 大國의 자세 몸에 익혀라"

    입력 : 2017.08.09 03:05

    [中·日 남중국해 기싸움… 아버지와 아베 사이 고노의 딜레마]

    전문가 "과거 반성한 부친과 다른 아베 정권에서 일하는 고노… 이런 외교적 갈등 자주 겪을 것"

    고노 다로(河野太郞) 신임 일본 외무상은 7일 데뷔 무대인 필리핀 마닐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아시아 각국에 저희 아버지를 아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이 '고노 아들이 왔다'며 웃는 얼굴로 맞아주시니 아버지에게 새삼 감사드리게 된다"고 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50분간 회담하는 자리에서였다.

    고노 외무상은 1993년 '고노 담화'를 통해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관방장관의 장남이다. 부친이 일본의 과거사를 사죄하고 아시아와 일본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힘썼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중·일 관계를 매끄럽게 풀어나가고 싶다는 뜻을 비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반응은 싸늘했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왕 부장은 고노 외무상에게 "당신 아버지는 정직한 정치인으로, 역사 이야기를 하면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뜻을) 표했다"면서 "아들이 외무상이 됐다기에 기대가 컸는데 오늘 발언을 들어보니 미국이 주는 임무를 띠고 온 사람 같아 실망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의 이 발언은 고노 외무상이 앞서 열린 포럼 참가국 전체 회의에서 "중국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힘으로 현상을 변경하려 한다"며 중국을 비판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고노 외무상도 "중국은 대국의 자세를 몸에 익혀야 한다"고 응수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고노 외무상이 비슷한 상황에 맞닥뜨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부친은 수십 년간 아시아 각국과의 화해에 힘써 '반성하는 일본' '합리적인 일본'의 상징이 됐다.

    하지만 고노 외무상은 지금 '고노 전 장관의 아들'이 아니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내각의 일원으로 외교를 수행하고 있다. 아베 총리도 지난 3일 고노 외무상을 임명하면서 "고노 외무상의 역사관은 저와 완전히 똑같다"고 못을 박았다. 고노 외무상 스스로도 취임 직후 "저와 아버지는 인간성도 사고방식도 다르다"고 했다. 그는 이날 마닐라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나서도 "한·일 위안부 합의는 지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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