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저 계급론' 근거 약해…한국, 소득계층 이동 가능성 높은 편"

입력 2017.08.08 16:39

8일 오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연구원이 개최한 '사회이동성에 대한 진단과 대안 모색: 흙수저는 금수저가 될 수 없는가'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8일 오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연구원이 개최한 '사회이동성에 대한 진단과 대안 모색: 흙수저는 금수저가 될 수 없는가'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수저 계급론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사회의 소득계층 이동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명박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박재완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는 8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주최 ‘사회 이동성에 대한 진단과 대안 모색: 흙수저는 금수저가 될 수 없는가’ 세미나에서 이같은 주장을 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의 소득 분배상태는 지니계수와 분위별 상대 소득 비중, 소득 점유율, 상대 빈곤율 등을 고려할 때 선진국 평균에 가깝다”며 “‘헬조선’이나 ‘금수저’ 주장의 근거는 약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2011년~2012년 사이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각 소득계층이 장기간에 걸쳐 같은 계층에 남을 확률을 추정한 결과 저소득층은 29.8%, 중산층은 38.2%, 고소득층은 32%로 나타났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은 10명 가운데 7명가량이, 중산층은 10명 가운데 6명 정도가 다른 계층으로 이동하게 된다는 의미다.

박 교수는 “분석결과와 같이 한국의 계층 이동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다만 외환위기 이후 계층 이동이 둔화되고 있는 것은 고령층을 중심으로 빈곤이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수저론이 대두된 원인은 경제적 격차보다 청년 취업난과 학력·사회적 지위의 대물림 강화, 자격·면허 등 정부규제와 이에 편승한 기득권, 비교·쏠림 현상과 상대적 박탈감, 열악한 사회자본 등을 꼽을 수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수저론을 완화하려면 청년 일자리 창출이 절실한데, 그 지름길은 경제자유화를 위한 구조개혁”이라며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구조개혁은 일자리를 늘릴 뿐 아니라 저소득층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모보다 더 낫거나 그에 미치지 못하는 직업을 얻는 비율, 이른바 ‘세대별 사회 이동률’이 20년 전 85%에서 최근 81%로 소폭 감소했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한 교수의 분석을 보면 1990년대의 청년층(1966~75년생)에 비해 최근 청년층(1987~94년생)은 부모보다 더 나은 직업을 얻는 ‘상향이동’ 비율이 약 12%포인트 줄었다.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직업을 얻는 ‘하향이동’ 비율은 약 8%포인트 높아졌다. 사회적 이동성이 그만큼 부정적 방향으로 변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 교수는 “문제는 주관적으로 느끼는 이동기회의 감소가 실제보다 더 크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이동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사회 활력 제고와 사회 통합의 측면에서도 중요한 과제”라며 “저소득 취약계층 자녀들의 신체·정신적 건강과 학업에 대한 열망, 인지적 능력을 돌보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진영 한경연 부연구위원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의 세대 간 소득탄력성 비교 결과를 근거로 “한국의 소득 이동성은 OECD 17개 회원국 중 8번째로 높다”고 했다. 세대 간 소득 탄력성은 부자(父子)간 소득의 상관관계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소득 이동성이 낮다는 뜻이다.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소득탄력성은 0.29로 뉴질랜드(0.29), 스웨덴(0.27)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일본(0.34), 미국(0.47), 독일(0.32)은 우리보다 높았다.

이 연구위원은 “수저 계급론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은 소득 분배정책에 대한 국민 체감도가 매우 낮다는 방증”이라며 “소득 차등적 복지정책을 통해 체감도를 높이고 공교육 정상화 등 교육·사회제도 개혁을 통해 소득 이동성이 높은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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