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포커스] '포스트 사드' 시대 중국 다루기

  • 송의달 조선비즈 대표

    입력 : 2017.08.08 03:15

    中, 보복 일삼는 '민낯' 드러내… 양국 관계 '뉴 노멀' 직시하고
    전문가 양성해 省·市 단위 공략, 인도·중동 등으로 진출 늘려야

    송의달 조선비즈 대표
    송의달 조선비즈 대표

    한국 경제의 난제 가운데 하나는 14억 중국 땅에서의 '생존'이다. 일각에선 중국이 1980년대 일본처럼 부동산·금융 거품 붕괴로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실상은 다르다. 한 예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놓고 '미국은 기대 이하인 반면 중국은 예상보다 호조'라며 중국 낙관론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최근 발표된 글로벌 인터넷 기업 시가총액 상위 20개 명단을 봐도 미국(13개)과 중국(7개)이 싹쓸이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지난달 말 공식 석상에서 "향후 10년 내 IMF 본부를 워싱턴 DC가 아닌 베이징에 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중국에서 한국 기업들은 속속 밀려나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1위인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중국 시장 점유율은 3%로 8위가 됐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은 1년 만에 반 토막 나 10위권 밖이다. '중국 철수령'을 내리는 한국 유통·홈쇼핑·패션 기업이 속출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대중(對中) 수출은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양국 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갈등에 따른 일과성 해프닝이 아니며 더 장기화하고 깊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총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속수무책으로 포기할 수는 없다. 우리가 중국을 어떻게 상대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나라 전체의 존망(存亡)이 달라지는 갈림길에 선 것이다.

    중국을 다시 기회의 땅으로 만들려면 무엇보다 중국에 대한 인식부터 냉정하게 바꿔야 한다. 사드 배치 결정 후 1년 넘게 중국은 한국을 미국의 대중(對中) 봉쇄 기지 정도로 여기며 우리에게 더 이상 선량한 이웃 대국이 아니라 잔혹한 보복을 일삼는 위협 국가라는 '민낯'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대통령 특사와 외교부 장·차관 회담 등에서 중국은 '사드 배치를 철회하지 않는 한 양국 관계를 정상화할 수 없다'는 자국 중심 논리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전투복을 입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월30일(현지시각) 네이멍구 주르허 훈련기지에서 열린 인민해방군 건군절(8월1일) 기념 열병식에서 차를 타고 부대를 사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 수교 25주년을 맞는 올해 양국 관계의 '뉴 노멀'(새로운 현실)이 시작됐음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중국에 기대 손쉽게 돈 벌던 시대가 끝났음을 인정하고 과도한 대중 의존도 낮추기에 나서야 한다. 독도와 위안부 문제에서 수시로 충돌하는 한·일 관계처럼 한·중 관계도 긴장이 불가피한 만큼, 중국에 대해서도 원칙을 갖고 당당하게 임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중국 연구·분석과 공략의 수준도 높여야 한다.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장 가까이 있으며 중국 영향을 크게 받는 우리나라에서 중국 연구 역량은 턱없이 부족하고 공략도 주먹구구에 가까웠다. 정부 부처와 기업, 단체마다 '중국 최고 책임자(CCO·Chief China Officer)'를 정해놓고 각 성(省)과 개별 도시 사정에 정통한 '각론'별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한국의 96배 영토에 28배 인구를 지닌 중국에선 성·시 단위 맞춤형 공략이 훨씬 유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전문가들을 총인구(5000만명)의 0.02%인 1만명 정도는 최소한 확보하고 이들을 활용해 중국과 차별화되는 제품과 서비스, 마케팅으로 승부해 보면 어떨까.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인도·동남아·중동으로 투자와 진출을 늘리고 미국과의 동맹 강화도 필수적이다. 우리 뒤편에 미국이 버티고 있을 때와 미국 없이 홀로 있을 때, 중국이 한국을 대하는 태도는 천양지차(天壤之差)인 게 현실이다.

    또하나 강력한 무기는 기업가 정신의 부활이다. 중국을 압도하는 신제품을 내놓기 위해 연구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중국 땅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기업인들의 야성적 도전과 열정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다른 모든 노력은 헛수고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세금 들여 공무원 일자리 만들기에 올인하고 대기업 흠집내기를 조장하는 최근 정부 정책은 우리의 대중 경쟁력까지 훼손하는 자해(自害) 행위일 수 있다.

     

     

    [나라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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