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文 대통령, 트럼프 美 대통령과 통화…"한반도에서 두번 다시 전쟁 나선 안돼"

    입력 : 2017.08.07 10:34 | 수정 : 2017.08.07 14:20

    文 "대북 제재 하더라도 대화의 문 열어둬야… 한반도서 다시 전쟁의 참상 용인 안돼
    북핵은 한미 공조 위에 평화적·외교적 방식으로 해결" '코리아 패싱' '美 선제타격론' 제동
    트럼프는 "한미동맹에 美 국방예산 지출… 막대한 무역적자 시정해야" FTA 개정 요구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 등으로 인해 고조된 한반도 안보 위기 상황과 대응책에 관해 논의했다. 지난달 28일 북한이 ICBM급 '화성-14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지 9일만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오전 7시 58분부터 56분간 전화로 대화했다"며 "북한의 잇딴 도발에 따른 한반도의 엄중한 안보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한미 양국의 공조 및 대응 방안에 대해 중점 협의했다"고 밝혔다.

    휴가 중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오전 10시 20분께(한국 시각)트위터에 글을 올려 "한국의 문 대통령과 지금 막 통화를 마쳤다"며 "대북 제재안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15-0' 만장일치 찬성은 기분 좋고 인상깊은 일"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여름 휴가 중이다.

    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사실을 알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트럼프 트위터 캡처

    이날 정상 간에 한미 안보 공조에 대해 특별히 진전된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북한의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대북 압박과 제재를 계속해 핵·미사일을 포기하는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가 압박과 제재로 북한을 핵폐기를 위한 협상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는 한편,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올바른 선택을 할 때는 대화의 문이 열려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베를린 구상'이 유효함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의 참상이 일어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며 "북한 핵문제는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평화적·외교적 방식으로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미국 조야에서 북미 간 직접 협상, 혹은 대북 선제 타격설 등 여러 옵션이 거론되는 데 대해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북·미 간 직접 협상은 '코리아 패싱'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ICBM으로 직접 위협을 받을 경우 선제 타격할 수 있다는 데 대해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 된다'고 밝힌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선제 타격론 등을 먼저 언급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계속 '대북 대화'를 강조하자 "북한과 대화를 시도해봤느냐"고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금은 국제 사회가 대북 제재 압박을 하는 국면으로, 대화를 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말한 '대화'는 적십자 회담을 통한 이산가족 상봉과, 군사 핫라인을 통한 우발적 충돌 방지 두 가지가 요체로, 북핵이나 미사일 관련한 대화 제의가 아니다"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문 대통령은 "한국군 자체의 방어 능력, 북 미사일에 대항할 억제력이 필요하다"면서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 협상이 원만하게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한미는 한국이 사거리 800㎞의 탄도미사일에 실을 수 있는 탄두 최대 중량을 현재의 2배인 1t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자신이 지난달 29일 지시한 주한미군 사드 추가 임시 배치와 관련, "지역 주민들의 반대나 중국의 경제적 보복 우려가 있지만 빠른 시일 내 협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꺼내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 관련 의제에선 문 대통령의 설명이나 제안을 주로 듣는 쪽으로 "좋다" "아주 좋다"며 맞장구만 치다가, 막바지에 화제를 돌렸는데 그 화제가 한미 FTA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한미 동맹을 위해 막대한 국방에산을 지출하고 있다"면서 "막대한 대한 무역 적자를 시정하고 공정한 관계를 발전시켜나가기 위해선 FTA를 개정하는 것이 필 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미 FTA는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되고 있다. 안보 동맹과 함께 경제 분야 협력의 근간이 되는 이 협정이 기존의 성과를 바탕으로 양국에 더욱 호혜적인 방향으로 발전돼나갈 수 있도록 하자"면서 "최근 임명한 (김현종)통상교섭본부장을 중심으로 양국 당국간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하자"고 답했다.

    지난달 두 사람이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때 FTA 개정 또는 재협상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미 무역대표부가 한미정상회담 이후 '개정 요청' 공문을 발송했을 때도 정부는 크게 당황했다. 한미 정상 간 대화에서 FTA 재협상 문제가 공식적으로 제기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또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때 방한해줄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식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내 방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ICBM 발사 도발 문제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달 31일 통화를 했지만, 문 대통령은 29일부터 여름 휴가에 돌입해 트럼프 대통령 등과의 통화가 미뤄졌다. 이 때문에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한국이 소외되고 있다는 '코리아 패싱' 우려가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그동안 청와대에선 한·미·일 3국의 안보 담당 책임자의 화상 통화 등 실무선에서 안보 동맹 간의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이날 정상 간 통화를 위한 의제를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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